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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 퍽퍽 때린 간병인…말기암 환자, 양손으로 싹싹 빌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말기암 환자의 간병인인 B씨가 병상에 있는 환자를 폭행하는 장면. [유튜브채널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말기암 환자의 간병인인 B씨가 병상에 있는 환자를 폭행하는 장면. [유튜브채널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한 말기암 환자의 가족이 환자를 돌봐야 할 간병인이 코로나19로 인해 보호자가 없는 틈을 타 쇠약한 환자를 밀치고 폭행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해 8월 말기암 선고를 받고 투병 중인 한 환자의 딸인 A씨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간병인의 환자 폭행 사실을 관련 영상과 함께 제보했다.

A씨가 제보한 영상을 보면 남성 간병인 B씨는 환자가 병상 위에서 몸을 가누려고 하자 누우라면서 주먹이나 손바닥으로 환자의 몸을 거듭 때린다. B씨는 ”누워!“라고 소리를 지르며 환자를 윽박지르기도 한다.

또다른 영상에서도 간병인 B씨는 앉아있는 환자에게 누우라면서 이마를 밀쳐 환자가 쓰러지게 만드는 모습이 담겼다. 환자가 양손으로 비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말기암 환자의 간병인인 B씨가 병상에 있는 환자를 폭행하는 장면. [유튜브채널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말기암 환자의 간병인인 B씨가 병상에 있는 환자를 폭행하는 장면. [유튜브채널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A씨는 “지난해 11월 30일 간병인을 쓰게 됐다”며 “본인(B씨)이 재활병원에서 2년 전에 일을 했다며 일을 잘 했다고 얘기를 해서 그 부분을 믿고 간병을 맡겼다. 코로나로 자유롭게 병원 출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간병인에게 전적으로 (간병을) 맡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이후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와서 ‘병원에서 아버지가 폭언이랑 폭행을 당하고 계신다. 너무 불쌍하고 안 됐다’면서 제보를 받아 폭행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환자 가족에게 제보한 사람은 병원 직원은 아니었다고 한다.

믿었던 간병인의 폭행을 알게 된 A씨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하늘이 무너지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아버지가 받았을 고통을 생각하니까 죄스럽고 상처를 드린 것 같아서 참을 수가 없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간병인은 그러나 폭행 혐의를 부인하면서 변호인을 통해 합의를 요구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가 제공한 통화내용에서 B씨는 “억울하다”며 “그런 일이 없다. 콧줄 뽑고 이마를 이렇게 눕힌 것 밖에 없다. 어르신이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해서 안 된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A씨와 가족들은 B씨를 곧바로 경찰에 고소했다. 또 환자가 입원했던 병원에서는 B씨가 더 이상 일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다만 여전히 다른 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할 수는 있는 상황이라고 A씨는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면회 자체도 안되고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환자를 맡긴 가족 입장에서는 개인적으로 구한 간병인과 병원을 전적으로 믿고 맡길 수 박에 없다“며 ”복지정책 차원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리 감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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