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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5도에 양말 바람으로 슈퍼 온 80대…벌벌 떨며 한 말 '충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8일 서울 노원구의 한 슈퍼마켓 내 폐쇄회로(CC)TV 영상 중 한 장면. 80대 노인 A씨가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집에서 도망쳐 나와 슈퍼마켓을 찾았다. [KBS 뉴스 캡처]

지난 8일 서울 노원구의 한 슈퍼마켓 내 폐쇄회로(CC)TV 영상 중 한 장면. 80대 노인 A씨가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집에서 도망쳐 나와 슈퍼마켓을 찾았다. [KBS 뉴스 캡처]

80대 할머니가 영하 날씨에 신발도 신지 못한 채 집에서 도망쳐 나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술에 취한 50대 아들의 폭력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경찰은 노모의 아들을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18일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 노원구의 한 슈퍼마켓에 80대 노인 A씨가 들어왔다. 당시 기온은 영하 5도로, A씨는 외투도 입지 않고 신발도 신지 않은 상태였다.

이를 목격한 가게 주인 B씨는 A씨를 앉히고 차가운 손을 주물러 녹여줬다. 사정을 묻자 A씨는 함께 사는 50대 아들이 술에 취해 해코지할까 봐 도망쳐 나왔다고 했다.

B씨는 “A씨가 다리와 손을 벌벌 떨면서 ‘오늘 밤 내가 (아들과) 같이 잘 수가 없다’고 얘기했다”고 KBS에 설명했다.

A씨는 경찰과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현재 노인보호 쉼터에서 머무르고 있다. A씨는 그간 아들에게 여러 차례 욕설을 듣고 위협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아들과 따로 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노인 학대 사건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인 학대 사건 수는 2017년 4622건에서 2020년 6259건으로 약 46% 늘었다. 이 중 가정 내에서 발생한 사건이 약 90%를 차지한다.

노인 학대 피해자는 경찰서 외에도 전국 38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해당 기관에서 학대 피해가 인정되면 숙식과 의료가 제공되는 전용 쉼터에서 최대 6개월간 머무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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