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철근 덜 넣었다" 괴소문도…광주 붕괴 공포 퍼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2.01.18 05:00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공사장 붕괴 사고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아파트에서 '아이파크' 브랜드명을 빼자는 주장이 나온다. 사진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고 있는 서을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뉴스1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공사장 붕괴 사고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아파트에서 '아이파크' 브랜드명을 빼자는 주장이 나온다. 사진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고 있는 서을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뉴스1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 사는 이모(45)씨는 2~3개월에 한 번씩 가족들과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을 방문한다. 결혼한 지 12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을 보기 위해서다. 가족들과 아파트 층수가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빨리 완공돼 입주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의심이 된다고 했다. 이씨는“비슷한 시기에 분양된 다른 아파트는 이제 6~7층 정도 올라갔는데 우리 아파트는 9층까지 올라갔더라”며 “예전에는 건물 올라가는 것만 봐도 뿌듯했는데, 지금은 너무 빠른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광주 사고 이후 “우리 아파트는 괜찮나?” 

광주광역시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여파가 거세다. 온라인 입주 예정자 협의회 등에는 “우리 아파트는 제대로 건설되고 있느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 현장을 점검해달라”는 민원이 쏟아지면서 일부 지자체는 예정보다 아파트 건설현장 점검 일정을 앞당기거나 점검 계획을 수립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11일 광주광역시 서구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이후 온라인 아파트 입주예정자 모임 카페 등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방엔 관련 소식을 담은 뉴스가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의 원인 중 하나가 콘크리트 양생(養生·콘크리트가 굳을 때까지 보호하는 것) 기간 부족으로 알려지자 같은 상황을 우려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경기도 화성시의 한 아파트 입주예정자 모임에서 활동하는 김모(39)씨는 “‘1군 건설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짓는 아파트 사고가 나는데 중소 브랜드인 우리 아파트는 괜찮은 것이냐’는 글과 ‘지자체에 단체로 안전진단을 요구하자’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으로 2020년과 2021년 건설된 아파트는 다른 아파트들보다 철근 등이 자재가 덜 들어갔다’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고 한다. 한 입주예정자 모임에선 이런 글을 공유하며 “자재 수급 문제로 우리 아파트 공사 현장도 공사가 지연된 것으로 안다”며 “부실 리스크가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16일 경기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입구에 현대산업개발 반대 내용을 담은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지난 16일 경기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입구에 현대산업개발 반대 내용을 담은 재건축 관련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특히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에 참여했거나 참여하려고 한 현장은 비상이 걸렸다. 경기지역에서 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한 건축 현장은 수원·화성·평택 등 6~7곳이다. 한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입주민 대부분이 ‘우리도 문제 있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며 “‘아이파크라는 브랜드명을 계속 고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변경 요청도 나온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재개발·재건축사업 현장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시공사 변경을 요청하고 있다.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에는 “현대산업개발 시공사 참여를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렸다. 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광명11R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조합원들은 최근 조합 측에 현대산업개발의 시공권 박탈이 가능한지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안전 점검’ 요구에 지자체도 점검 일정 조율

이어지는 논란에 건설사들은 “우리 현장은 철저하게 공사하고 있다”며 예비 입주자들을 안심시키고 나섰다. 그러나 각 지자체엔 “안전 점검을 해달라”는 예비입주자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수원시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건설하는 아파트는 물론, 다른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도 안전 점검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면서 이달 말부터 대대적인 안전점검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역시 2월 말까지 도내 건설 현장 1140곳을 긴급 안전점검한다. 건축·소방 등 관련 민간 전문가 등을 투입해 주상복합 등 고층 건물 공사장부터 물류창고 공사 현장까지 대대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과태료 부과 등 행정 조치한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12일 도내 31개 시군에 콘크리트 타설·양생 시간 준수와 타워크레인 벽체 지지법 등 동절기 공사계획 점검을 철저하게 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은 “겨울철은 건설공사장의 각종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현장의 안전관리 수칙 준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철저한 점검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