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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호주오픈 2회전 진출…4대 메이저대회 모두 승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호주오픈 1회전에서 4번째 도전 끝에 데뷔 첫 승리를 따낸 권순우. [로이터=연합뉴스]

17일 호주오픈 1회전에서 4번째 도전 끝에 데뷔 첫 승리를 따낸 권순우. [로이터=연합뉴스]

한국 테니스의 간판 권순우(25·당진시청)가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 데뷔 후 첫 승리를 거뒀다.

세계 54위 권순우는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첫날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홀게르 루네(99위·덴마크)와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3-6, 6-4, 3-6, 6-3, 6-2)로 역전승했다.

권순우가 테니스 메이저대회 2회전에 오른 것은 2020년 US오픈, 지난해 프랑스오픈(3회전)과 윔블던에 이어 개인 통산 4번째다. 호주오픈에서는 앞서 세 차례(2018·2020·2021년) 본선에 나섰지만 모두 1회전에서 탈락해 1승도 올리지 못하고 물러났다. 4번째 도전인 올해 마침내 첫 관문을 통과하면서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승리를 기록하게 됐다.

용어사전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

국제테니스연맹(ITF)이 관장하는 윔블던(전영 오픈), US 오픈, 프랑스 오픈,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를 4대 메이저 대회라 부른다. 한 해에 이 4개 대회에서 우승하는 일은 '그랜드 슬램'이라고 한다. 2022년 호주 오픈은 1월 17~30일, 프랑스 오픈은 5월 22일~6월 5일, 윔블던은 6월 27일~7월 10일, US 오픈은 8월 29일~9월 11일에 각각 열린다.

권순우는 데니스 샤포발로프(14위·캐나다)-라슬로 제레(51위·세르비아) 경기 승자와 2회전에서 맞붙는다.

권순우의 첫 상대였던 루네는 지난해 US오픈 1회전에서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상대로 한 세트를 따내 강한 인상을 남긴 19세 신예 선수다. 권순우는 지난해 4월 안달루시아오픈 1회전에서 루네를 한 차례 만나 2-1로 이겼는데,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17일 호주오픈 1회전에서 4번째 도전 끝에 데뷔 첫 승리를 따낸 권순우. [AFP=연합뉴스]

17일 호주오픈 1회전에서 4번째 도전 끝에 데뷔 첫 승리를 따낸 권순우. [AFP=연합뉴스]

둘의 재대결인 이날 호주오픈 1회전도 3시간 5분에 걸친 풀세트 혈전이었다. 권순우는 1세트 자신의 첫 서브게임에서 한 포인트도 따내지 못해 불안하게 출발했다. 5번째 서브게임도 브레이크 당해 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는 루네의 두 번째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반격을 시작했다. 3번째 서브게임을 내주면서 주춤하는 듯했지만, 곧바로 루네의 다음 서브게임을 가져오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태극기를 들고 권순우를 응원하는 호주 교민들. [AP=연합뉴스]

태극기를 들고 권순우를 응원하는 호주 교민들. [AP=연합뉴스]

흐름은 3세트에 다시 바뀌었다. 권순우는 르네의 강력한 서브와 기민한 네트플레이에 밀려 범실을 쏟아냈다. 하지만 4세트에서 반전이 벌어졌다. 권순우가 첫 서브게임을 내준 뒤 고전하던 상황에서 루네가 다리 통증을 호소했다. 루네는 조코비치와 경기할 때도 3세트부터 다리에 경련을 느껴 급격히 힘이 떨어졌는데, 이번에도 같은 증상으로 경기에 지장을 받았다.

권순우는 움직임이 급격하게 느려진 루네를 상대로 잇따라 점수를 따내 4세트를 잡았다. 이어진 5세트에서도 2-2 상황에서 천금 같은 브레이크를 해내면서 기나긴 승부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태극기를 들고 멜버른 파크를 찾은 호주 교민들은 "대~한민국!"과 권순우의 이름을 연호하며 축하와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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