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박현영의 워싱턴 살롱

지지율 급락 바이든 취임 1주년…11월 중간선거 참패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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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박현영 기자 중앙일보 경제에디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오는 20일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 1주년을 맞는다. 지난 1년간 바이든 대통령은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을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과 지지자의 의회 난입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미국인들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기대가 컸다.

바이든은 취임 연설에서 미국의 영혼을 회복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며, 세계 무대에서 리더 자리를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등한시한 트럼프와 달리 과학에 근거한 방역 정책으로 대유행 조기 종식과 경제 회복을 약속했다

박현영의 워싱턴 살롱

코로나19, 인플레 등 곳곳에 암초
사회 양극화 풀어갈 리더십 부족
무소속 유권자들도 계속 등돌려
상·하원 모두 공화당에 내줄 수도

하지만 지금 바이든의 성적표는 화려하지 않다. '밀월'은 짧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지율이 급락했다. 바이든의 성공과 실패를 미국 정치학자 3명과 함께 분석했다. 스테펜 슈미트 아이오와주립대 교수,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교수, 조너선 웨일러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를 서면 인터뷰했다.

스테판 슈미트 아이오와주립대 교수.

스테판 슈미트 아이오와주립대 교수.

-바이든 대통령 취임 첫해를 학점으로 매기면.
▶슈미트 교수=B- 학점을 주겠다. 집권 민주당이 상원에서 근소한 차이로 다수석을 겨우 유지하고 있고, 보수 성향 민주당 의원 2명까지 가세해 바이든은 사실상 ‘마비 상태’다. 그런데도 이 격동의 시기에 나라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평가한다. 잘한 점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낸 것이다. 인프라 법안도 큰 성공이다. 잘못한 점은 추진한 입법안 규모가 너무 커 혼란과 반대를 촉발했다.

▶사바토 교수=상반기는 A, 하반기는 D학점이다. 시작은 매우 좋았다. 대부분 미국인은 트럼프가 떠나는 것을 보고 감격했다. 바이든은 10분마다 사람들을 모욕하지 않았다. 지난봄 1조9000억 달러(약 2260조원) 규모 코로나19 구제법안을 통과시켰다. 수조 달러 규모 인프라 법안도 처리했다. 다만, 민주당이 주도하는 투표권 강화 법안 처리는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계획도 오리무중이다.

▶웨일러 교수=I(Incomplete·불완전 이수) 학점이다. 향후 10년간 코로나19 구호와 인프라 개선에 총 3조 달러(약 3570조원)를 새로 지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도움이 필요한 가정 지원 등 좋은 항목이 포함됐다. 그러나 다른 핵심 의제인 더 나은 재건 법안은 지금까지 실현되지 않았다. 향후 10년간 3조5000억 달러(약 4100조원)의 새로운 사회적 지출과 지원을 포함할 예정이었으나, 반으로 줄었다가 이젠 아예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첫 해 지지율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첫 해 지지율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처음으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선 뒤 추세가 이어지는데.

▶슈미트=바이든은 엄청난 쓰나미에 직면했다. 어느 나라의 어떤 지도자도 성공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코로나19, 러시아, 우크라이나, 기후변화 재난, 공격적인 중국, 북한의 위협, 의회의 공격, 미국 내 급진주의 증가 등 문제가 너무 크다.

▶사바토=미국인은 지난해 8월이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료를 반겼지만, 철군 방식에 만족하지 않았고 바이든을 비판했다. 국민은 불행할 때 대통령을 비난한다.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불만족이 크다. 미국은 양극화된 나라다. 공화당은 바이든과 절대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은 민주당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웨일러=바이든 평균 지지율은 약 42%이다. 같은 시점에서 다른 대통령에 비해 낮은 수치다. (취임 1년께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유일하게 낮았다) 상당수 히스패닉 유권자를 포함한 무소속 유권자들이 바이든에게 관심을 잃었다. 바이든은 겨우 과반수 지지를 얻은 상태에서 취임했다. 양극화된 미국의 현실이다. 공화당원이라면 어떤 민주당 대통령도 못마땅해 할 것이다. 공화당 대통령 하에서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6개월 안에 코로나19 상황이 크게 개선되면 지지율은 어느 정도 다시 올라갈 것이다.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정치학과 교수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정치학과 교수

-국민 지지를 회복할 수 있다고 보나.
▶슈미트=일단 비관적이다. 공화당은 상원과 하원에서 과반수를 차지하기 위해 선거제도를 조작하고 있고, 민주당은 매우 분열돼 있다. 중간선거 후 바이든은 다수석을 잃고 심지어 탄핵당할 수도 있다.

▶사바토=물론 가능하다. 임기가 3년 남았다. 다만, 바이든에게 행운이 깃들어야 하고, 인플레이션과 감염병 대유행을 잡아야 한다.

▶웨일러=코로나19가 가라앉고 경제가 덜 혼란스러워지면 가능할 것이다. 여건이 바뀌면 지지율 50%대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 양극화 때문에 그 이상은 어려울 것이다. 바이든이 직면한 문제는 거의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조나선 웨일러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

조나선 웨일러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

-11월 중간선거 결과를 어떻게 전망하나. 미국의 대외정책도 바뀌게 될까.

▶슈미트=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한다. 바이든 후반기는 잘해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했듯이 행정명령에 의한 통치가 될 것이다. 민주당이 의회를 내주더라도 러시아, 중국, 북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관한 외교정책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공화당도 미국의 동맹을 높이 평가하고 강력하게 지지하기 때문이다.

▶사바토=민주당이 하원을 잃을 것 같다. 의석 차이는 아직은 알 수 없다. 바이든이 좋은 소식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민주당은 상원도 잃게 될 것이다. 그러면 바이든은 거부권과 행정명령에 의존하게 될 수밖에 없다.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웨일러=민주당이 하원을 내줄 것으로 본다. 그러면 바이든의 핵심 경제 의제를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게 사실상 끝날 가능성이 높다. 상원에 대한 통제력도 잃을 수 있다. 이는 바이든이 더 이상 연방판사를 임명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