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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거 사흘째 심상정 만난 여영국 “주말 내 결론…사퇴 고려 않는 느낌”

중앙일보

입력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2일부터 사흘째 선거 운동을 중단하고 칩거 중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2일부터 사흘째 선거 운동을 중단하고 칩거 중이다.

선거 운동을 중단하고 칩거 중인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4일 집으로 찾아온 여영국 정의당 대표를 만나 “진보정치의 소명의식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심 후보의 중도 하차 가능성에 대해 여 대표는 “사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심 대표의 칩거는 이날로 사흘째다. 그는 지난 12일 저녁 “현 선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 시간 이후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가겠다”며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다만 심 대표는 이날 그간 꺼놓았던 휴대전화를 다시 켜고 당 지도부와 소통에 나섰다. 통화를 마친 여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심 후보가 ‘모든 걸 내려놓고 처음부터 백지에 그림을 그린다는 심정으로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너무 큰 걱정하지 마시라’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여 대표는 이날 오후 이은주 정의당 의원(원내수석부대표)과 경기 고양시에 있는 심 후보의 자택을 찾았다. 여 대표는 1시간 30분가량 대화를 나눈 뒤 나와 기자들에게 “심 후보가 힘들어 보였고 계속 숙고의 시간을 더 가질 계획”이라며 “너무 늦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이번 주말 내에 결론을 내주길 요청했고 후보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이은주 의원이 14일 오후 칩거를 계속하고 있는 심성정 대선 후보의 경기도 고양시 집을 방문해 면담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이은주 의원이 14일 오후 칩거를 계속하고 있는 심성정 대선 후보의 경기도 고양시 집을 방문해 면담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심 후보가 어떤 말을 했나
“진보정치 20년 중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는데 그 길을 걸어온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소명을 분명히 하겠다고 말했다.”
중도 사퇴 가능성이 있나
“그것을 직접 묻는 것은 후보에게 고통스러운 일이고 당으로서도 도리가 아니라 묻지 않았다. 후보의 직접적인 언급도 없었다. 진보정치의 소명을 말한 것으로 볼 때 후보 사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을 성찰하는 건가
“우리가 무엇을 잘못 판단했고 무엇을 쇄신해야 하는지를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후보가 결론을 내고 직접 국민께 설명하는 게 맞다.”
건강 상태는 어떤가
“고심이 많았는지 얼굴이 수척해 보였다. 말씀은 조용히 했지만, 힘이 들어가 있었다.”

정의당은 15일 오후 2시에 대표단, 의원단, 광역시도당 위원장이 비상연석회의를 열어 당의 쇄신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여 대표는 “후보의 숙고와는 별개로 당도 위기의식을 무겁게 느끼고 전 지역의 지도부가 결의를 다지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정의당의 대선 전망은 더 어두워졌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14일 발표한 1월 2주차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2%포인트 떨어진 3%를 기록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설 연휴 전에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1대1 TV토론을 하기로 합의한 것도 정의당 입장에선 고민거리다. 자칫 대선 기간 존재감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여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 본회의장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밥상에 썩은 생선만 올려서 먹으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그것을 먹으면 국민은 배탈이 난다”고 주장했다. 이은주 원내수석은 “정의당 등 소수당은 빼놓고 두 기득권 세력이 서로 ‘네가 최악이고 내가 차악’이라며 겨루는 토론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 이병철씨의 사망에 이 후보 책임론을 제기한 걸 거론하며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정의당을 압박했다. 조오섭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부검 1차 결과 사인은 심장마비로 밝혀졌다”며 “정의당마저 한 사람의 죽음을 정쟁의 제물로 이용했다. 공당답게 책임을 지라”고 했다. 이는 장혜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이 지난 12일 “이 후보의 의혹과 관련된 인물이 벌써 세 번째로 갑작스럽게 죽었다. 우연으로 보기엔 참으로 오싹하고 섬뜩하다”고 논평한 걸 겨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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