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선 앞둔 靑 "공직사회 집중감찰"…공무원 '野 줄서기' 차단?

중앙일보

입력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임기말 공직기강 해이에 대해 집중감찰을 실시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알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알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은 14일 오전 국무총리실, 감사원과 함께 ‘공직기강 협의체’ 회의를 개최하고 “업무 해태와 관리ㆍ감독 태만, 무사안일 등 복무기강을 중점 점검하고, 각종 허가 비리와 금품ㆍ향응 수수 등 공직비위와 갑질 등 권한 남용에 대한 감찰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감찰 대상은 중앙부처 공무원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 등 사실상 전체 공직 사회다.

청와대는 “코로나 장기화로 국민의 민생 부담이 가중되는 시기에 청와대와 전부처가 국민 보호의 본분을 다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일부 공직자의 기강해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이번 감찰의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어르신들이 입장하며 직원의 방역패스 안내를 받고 있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에 적용되며 전국 곳곳에서 혼란을 빚고 있다. 뉴스1

서울의 대형마트에서 어르신들이 입장하며 직원의 방역패스 안내를 받고 있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에 적용되며 전국 곳곳에서 혼란을 빚고 있다. 뉴스1

총리실 관계자는 “장기화된 거리두기로 국민 부담이 확대된 상황에서 만약 공직자의 방역위반이나 설을 앞둔 ‘떡값 수수’ 등이 발생할 경우 정부의 신뢰에 심대한 타격을 주게 된다”며 “특히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공직사회의 일탈이 정부와 전체 여권에 대한 부정여론으로 급격하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된 조치”라고 전했다.

공직 사회에선 임기말 감찰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특정 정치권, 특히 야당에 대한 공무원들의 ‘줄서기’를 단속하기 위한 차원일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정부 당국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특히 승진이 필요하거나, 현정부에서 한직으로 돌았던 고위 공무원들이 권력 교체기에 야당에 급격하게 유착했던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대선을 앞두고 전체 공직사회에 대한 대대적 감찰이 진행되는 배경도 이러한 전례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감사원. 뉴스1

감사원. 뉴스1

최근 감사원에서는 국장 이상 간부 31명 전원이 최근 6개월간의 통화 내역을 일괄적으로 감사원 감찰관실에 제출하는 일이 있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이 지난해 10월 “최재해 감사원장이 임명되면 청와대 A비서관이 감사위원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내용의 감사원 내부투서를 공개한 것과 관련한 ‘제보자 색출’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번 공직자 감찰에 참여하는 감사원 측은 “지속적으로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직무감찰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는 것 외에 이번 감찰과 관련한 별도의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산업통상자원부 공동 주재 백신·원부자재 기업투자 촉진회의 및 제1차 10대 유관기관장 협의체 협력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산업통상자원부 공동 주재 백신·원부자재 기업투자 촉진회의 및 제1차 10대 유관기관장 협의체 협력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석환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임기 말 청와대가 공직사회에 대한 감찰을 벌이는 것은 사실 모든 정부에서 반복됐던 일”이라며 “권력 교체기인 대선을 앞두고 반복되는 공직사회에 대한 감찰은 권력의 내부 정보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공직자들의 정치적 행동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