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관영매체는 11일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이 “거리 600㎞ 계선에서부터 활공 재도약하며 초기 발사 방위각으로부터 목표점방위각에로 240㎞ 강한 선회기동을 수행하여 1000㎞ 수역의 설정표적을 명중했다”고 12일 보도했다.
미사일의 궤적이 어떠하다는 얘기인가? 또 보도한 대로 미사일이 날아갔을까? 이러한 물음들에 답할 근거가 나왔다. 12일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서다.
이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 차량 안에서 모니터를 통해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는 모습을 담았다. 모니터에 ‘극초음속미싸일 시험발사 계획’과 ‘극초음속미싸일 비행 궤도’가 나타났다.
해외 전문가들은 고화질의 사진을 확대해 내용을 확인했다. 주요 정보가 뚜렷이 나왔다. 군 당국이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니다’고 부인하자,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그대로 내보낸 것으로 보인다.
우주ㆍ군사 전문가인 네이선 헌트가 분석한 ‘극초음속미싸일 시험발사 계획’에 따르면 발사지점은 북한 자강도 내륙이며, 탄착지점은 러시아 연해주와 일본 홋카이도 사이 바다였다. 두 지점 간직선거리는 1000㎞였다.
계획엔 점선이 하나, 실선이 두 개가 그려졌다. 점선은 직선거리다. 위쪽 실선은 상승과 하강을 나타낸 궤도며, 아래쪽 실선은 회피 기동으로 보인다. 이를 종합하면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직선으로 나아가지 않고 오른쪽으로 빗겨 날았다.
정점 고도에서 아래로 내려가다 직선거리 600㎞ 지점에서 다시 한번 위로 솟구치면서 방향을 왼쪽으로 꺽이도록 계획했다. 좌선회한 지점은 직선에서 240㎞ 떨어진 지점이었다. 북한 관영매체 보도 그대로였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앤킷팬더 선임연구원이 처리한 ‘극초음속미싸일 비행 궤도’는 ‘극초음속미싸일 시험발사 계획’과 거의 비슷했다.
북한은 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하는 함선이나 항공기, 장거리 레이더를 갖고 있지 못한다. 미사일에 단 텔레메트리(원격자료수신 장비)의 정보를 수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익명을 요구하는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 배를 바다에 보내 텔레메트리 신호를 중계한다는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팬더 선임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주장한 기동이 실제로 이뤄졌는지 어떤 식으로든 단정적인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안 윌리엄스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국장은 “북한의 미사일 역량 진전과 관련해 외부의 도움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중국보다도 러시아를 먼저 의심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