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때 반한 뮤지컬, 65년 뒤 영화로 내놓은 스필버그

중앙일보

입력 2022.01.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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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영화 주인공인 폴란드계 이민자 청년 토니(안셀 엘고트·왼쪽)와 푸에르토리코계 이민자 마리아(레이첼 지글러).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주인공인 폴란드계 이민자 청년 토니(안셀 엘고트·왼쪽)와 푸에르토리코계 이민자 마리아(레이첼 지글러).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오늘 밤, 오늘 밤은 당신뿐이죠~.” 뉴욕 뒷골목 건물 발코니에 매달린 이민자 청년 토니와 마리아의 아름다운 주제가 ‘투나잇(Tonight)’이다.

1957년 초연 당시부터 ‘브로드웨이의 신성한 괴물’로 불린 동명 뮤지컬이 스크린에서 부활한다. 지난 9일(현지시각) 골든글로브 3관왕(뮤지컬/코미디 작품상·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에 오른 작품이다.

12일 개봉하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스티븐 스필버그(76) 감독의 첫 뮤지컬 영화다. 그는 왜 뮤지컬에 도전했을까. 더구나 1961년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 등 10관왕에 오른 동명 영화가 있는데 말이다. 스필버그는 영화사 사전 인터뷰에서 “사랑이 증오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라며 “이 시대, 이 나라는 19세기 남북전쟁 이래 가장 극렬한 이념 분쟁을 겪고 있다. 지금이 이 이야기를 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1957년 여름, 뉴욕 어퍼웨스트사이드에서 폴란드·아일랜드계 백인 이민자 갱단 ‘제트파’ 일원 토니(안셀 엘고트)와 푸에르토리코계 이민자 갱단 ‘샤크파’ 리더의 여동생 마리아(레이첼 지글러)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10살 때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브로드웨이 뮤지컬 캐스트 앨범을 처음 듣고부터 영화로 만드는 게 꿈이었다”는 스필버그는 브로드웨이 무대를 고스란히 거리로 옮겼다.

상영시간 156분이 화려한 의상·미술과 활기찬 춤·노래로 가득하다. ‘투나잇’뿐 아니라, 아메리칸 드림을 외치는 노래 ‘아메리카(America)’도 유혹적이다. LA 필하모닉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음악 녹음을 이끌었고, 뮤지컬 영화 ‘미녀와 야수’ ‘드림걸즈’ ‘시카고’ 등에 참여한 맷 설리반이 총괄 음악 프로듀서를 맡았다.

1961년 영화는 ‘샤크파’ 출연진 대부분이 피부색을 짙게 분장한 백인 배우였다. 이번엔 실제 라틴계 배우를 캐스팅했다. 올해 스무살 신예 레이첼 지글러는 콜롬비아계 미국인으로, 지난해 디즈니 실사영화 ‘백설공주’에 사상 첫 라틴계 백설공주로 발탁됐다.

스필버그 감독은 지난달 이탈리아 매체 ‘라 레푸블리카’에 “위대한 사운드트랙이자 논쟁의 여지가 많은 주제이기에 경력을 통틀어 가장 무서운 프로젝트였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스페인어 대사에 영어 자막을 넣지 않았다. 스페인어를 영어와 동등하게 존중한다는 의미에서다. 그는 “우리는 이중 언어 국가에 살고 있다. 영어 하는 관객과 스페인어 하는 관객이 서로의 웃음소리를 듣고 방금 나온 대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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