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아코카 인책론 대두(해외경제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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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업종다각화로 신차종생산 소홀”실책 자인/사생활도 구설수… 3ㆍ4분기에는 적자 예상
최근 미 크라이슬러사의 경영부진에 대해 아이아코카 회장의 책임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사내외의 많은 사람들이 아이아코카 이후의 크라이슬러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가운데 아이아코카 회장 자신도 정책결정에 있어서의 잘못을 시인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아이아코카회장이 가장 큰 실책으로 자인한 것은 업종다각화 전략. 그는 항공및 방위산업에 참여,자동차업체로서 결정적인 신차종생산에 제힘을 쏟지 못했다.
또 지나치게 큰 상부구조를 가진 지주회사의 설립으로 인해 생산 코스트가 크게 높아졌다.
크라이슬러가 이제 수지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최소한 연간 1백90만대의 승용차와 트럭을 팔아야 한다. 이는 지난 85년의 1백10만대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며 87년의 아메리칸모터스 인수를 감안해도 지나치게 높아졌다.
자동차부문의 투자위축으로 크라이슬러의 시장점유율은 88년이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올해 승용차ㆍ트럭판매는 전년비 17%가 줄었는데 이는 미자동차업계 평균인 5%감소보다 훨씬 높다.
이같은 판매부진으로 크라이슬러는 올해 미국내 자동차판매에서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에 밀려 5위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분야에서 일본과의 극심한 경쟁에 시달린 미자동차업계가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항공ㆍ방위산업으로의 전환을 꾀한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고 크라이슬러외에 GM과 포드도 비슷한 전략을 취했지만 크라이슬러가 받은 타격은 훨씬 컸다. 특히 불필요한 지주회사설립으로 상층부만 커져 코스트를 올린것은 아이아코카 스스로도 실책으로 자인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고급차종의 개발,생산라인의 재배치등도 실패의 연속이었다.
크라이슬러는 최근 재기를 위한 노력의 초점을 코스트 절감에 두고 있다.
15억달러 절감 목표가 거의 달성된 요즘 아이아코카회장은 내년 6월까지 25억달러 절감으로 목표를 올려잡았다.
보너스를 없애고 회사지출경비를 대주지 않으며 관리직사원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같은 절감운동으로 중ㆍ상위직급의 이직률이 대폭 늘고 있고 특정부문의 기술자 전체가 한꺼번에 빠져나가기도 한다.
80년대초 크라이슬러를 구한것은 독창적이며 매력적인 자동차들이었다. 요즘 크라이슬러를 괴롭히고 있는것은 바로 이같은 독창성의 결핍이다.
크라이슬러에 근무했고 미 자동차노련 위원장을 지냈으며 아이아코카 숭배자임을 공언하는 더글러스 프레이저는 『아이아코카는 이제 크라이슬러사를 자신의 품에서 떼도록 해야한다. 회사는 보다 생산지향적이 돼야 하며 덜 아이아코카지향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적잖은 사람들이 아이아코카가 회사일보다는 다른 일에 더 힘을 쏟았다고 비난한다. 자유의 여신상 복원을 맡는가하면 예산삭감을 위한 상원위원회에 참여하고 신문칼럼을 쓰며 이탈리아에 농원을 사들이고 재혼과 이혼을 거쳤다. 이같은 일들이 크라이슬러가 최근 겪고 있는 부진의 근인이라고 말하는 비평가들도 있다.
이에 대해 아이아코카는 『최근 수년간보다 더 열심히 일한적은 생애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방위산업 참여같은 경영판단의 잘못이 아닌 이같은 사생활에 대한 비난은 온당치 않다고 공박한다.
크라이슬러의 올 상반기 수익은 격감했고 3ㆍ4분기는 적자가 예상된다. 물론 그렇다고 자금지원을 필요로 할 정도는 아니다. 45억달러의 현금 및 유동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아이아코카는 합작생산에 나설 파트너 물색에 나서고 있는데 현재로선 이탈리아의 피아트사가 가장 유력하다.
또 조심스럽게 후계자도 물색되고 있다.
현재 후보로는 사장인 로버트 루츠와 부회장인 밀러가 거론되고 있다.
아이아코카의 계약은 91년말에 만료되는데 이후의 거취는 아직 스스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민적 영웅으로까지 떠오른 아이아코카에 대한 신뢰와 평판에 금이 간 것만은 분명하고 이는 크라이슬러의 부진한 실적에서 더욱 확실히 드러난다.<박태욱기자>PN JAD
PD 19901016
PG 07
PQ 06
CP KJ
BI S
FT V
CK 01
CS B03
BL 511
TI 아파트 가수요 취득혐의자/2백44명 세무조사
TX 국세청은 최근 서울ㆍ부산ㆍ대구 등 전국 6대도시에서 아파트를 사들인 사람 가운데 투기혐의가 짙은 2백44명을 가려내 15일부터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15일 가을이사철을 앞두고 아파트값이 들먹거리는 등 투기조짐을 보임에 따라 지난 7,8월중 6대도시와 수도권지역에서 일정규모이상의 아파트를 취득한 사람중 부녀자ㆍ연소자ㆍ가등기자 등 가수요 취득혐의자를 이같이 적발해 내고 이날부터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세청이 밝힌 조사대상자를 보면 별다른 소득원이 없으면서 국민주택규모(25.7평)이상의 아파트를 사들인 부녀자와 연소자가 각각 94명ㆍ59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또 소득세는 적게 내면서 40평이상의 대형아파트를 사들인 사람이 38명이었다.
이밖에 집을 두채이상 갖고 있으면서 국민주택규모이상의 아파트를 사들인 다수주택 소유자와 가등기자가 각각 21명이었으며 실제로 한집에 살면서도 아파트를 새로 사서 아들등의 이름으로 등기를 해놓아 이른바 「분리단독 세대주」를 만든 11명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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