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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아니었어?" 1600만 초대박 이시영, 그옆 '안경男' 정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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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김기현 대표(왼쪽)가 이시영과 출연한 틱톡 영상. 틱톡에서 1640만 회 조회됐다. 사진 틱톡 캡처

김기현 대표(왼쪽)가 이시영과 출연한 틱톡 영상. 틱톡에서 1640만 회 조회됐다. 사진 틱톡 캡처

“이시영 남편 아니에요?”
김기현(39)씨가 종종 듣는 얘기다. 김씨는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불리는 배우 이시영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 영상에서 이시영과 티격태격하는 역할로 등장하는 ‘안경 쓴 남자’다. 쇼트폼 전문 다중채널네트워크(MCN) 키위랩의 대표인 김씨는 이시영의 틱톡 영상을 기획·제작하고 가끔은 출연도 한다. 틱톡 팔로어 1660만 명에 이르는 이시영의 든든한 조력자다.

요즘엔 “틱톡 감성을 모르겠다” “요즘 이게 왜 핫하냐”며 연예인이 먼저 찾는다고 한다. 그때마다 “그 세대는 아니지만, 그들이 열광하는 콘텐트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이시영 남편 아닙니다 

키위랩 김기현 대표가 5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키위랩 김기현 대표가 5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서울대 조소과를 1년 만에 자퇴한 후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김씨는 그래픽 디자이너, 고교 미술 교사, IT 컨설턴트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유튜브 크리에이터·틱톡커 등으로도 활동했던 그는 당시 다니던 MCN 회사에서 이시영을 관리하다 소위 ‘대박’을 터뜨린 뒤 지난해 4월 키위랩을 설립했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키위랩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는 시간은 단 3초”라고 말했다.

이시영씨의 남편으로 착각들을 하는데.
보통 그렇게들 생각한다. (하하) 이시영씨 남편은 아니고 그의 틱톡 영상이나 인스타그램 릴스(쇼트폼) 콘텐트를 제작하고 있다. 전담 셀럽은 이시영·이유비·이이경·최시원·최준·최현우 6명이다. 우리가 만든 영상을 보고 “재밌다. 같이 하고 싶다”며 스스로 찾아온 분도 있다.
그들의 영상을 어떻게 관리하나.
고객이 연예인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나 영상을 3~4개 정도 찍고 일주일 동안 올리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피드 관리해주듯 한다. 유행하는 콘텐트를 찍으면서 팔로어를 늘려주고 틱톡 등에서 영향력을 키워주는 데 도움을 준다.  
틱톡도 관리가 필요한 SNS인가.
인스타그램은 이미 많은 연예인이 하고 있지만, 틱톡도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 거다. 이시영씨의 틱톡 영상 누적 조회 수는 20억 회가 넘는다. 평균 조회 수는 1268만 회다. 틱톡은 팔로어가 빨리 붙기도 하고 글로벌 플랫폼이다 보니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키위랩 김기현 대표가 5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키위랩 김기현 대표가 5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그는 ‘콘텐트 광(狂)’으로 불릴 만하다. 넷플릭스·왓챠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가리지 않고 구독하고 유튜브·틱톡 등 웬만한 동영상 콘텐트는 다 접한다고 한다. 영감을 얻거나 콘텐트가 흥하는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서다. 쉬는 날에도 ‘쉰다는 이유로’ 동영상을 본다. 단 “TV는 거의 보지 않는다”고 했다. “요즘 세대가 보는 영상은 호흡이 짧은데, TV 속 영상은 길다 보니 답답하게 느껴져서”다.

김씨는 “인스타그램 릴스는 1분이라는 시간제한이 있는데 그 1분 안에 기승전결을 다 넣어야 하니 호흡이 더 빠를 수밖에 없다”며 “그 짧은 시간 안에 시청자를 붙잡는 방법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3초 안에 시청자 사로잡아야” 

키위랩 김기현 대표가 5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키위랩 김기현 대표가 5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그래서 3초라는 시간을 강조하는 건가.
시청자가 1~2초 안에 흥미를 못 느끼면 피드를 넘겨버린다. 그 안에 무조건 어떤 이벤트가 발생해야 한다.  
중도 이탈을 막는 방법은.
어떤 흐름이 다이나믹하게 있어야 한다. 해외에서는 무언가를 깨 시선을 끈 다음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는 식인데, 우리는 그렇지는 않고 어떤 해프닝이 일어나게끔 한다.

쇼트폼 영상을 주로 제작하다 보니 SNS에 익숙한 MZ세대가 주 타깃이다. 그들을 공략하는 비법이 있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답은 딱 한 단어였다. “날것”이다.

“날것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최대한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거죠.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줌을 최대한 당겨서 화질이 다 깨져도 그 상황에서 뭔가 재미있는 게 나올 수가 있어요. 기존 콘텐트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콘텐트 제작 기준이겠지만요.” 날것 같으면서도 날것 아닌 듯한 비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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