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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아 "폭력적인 아버지에 학대…사이즈 별로 매 맞춰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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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털어놓은 자우림 김윤아. [사진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털어놓은 자우림 김윤아. [사진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밴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김윤아는 지난 7일 방송된 채널A 예능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저희 집은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저와 동생, 어머니가 신체적·정신적으로 학대를 받았다"며 "아주 폭력적인 아버지였다"고 고백했다.

김윤아는 "아버지가 목공소에서 매를 사이즈, 굵기별로 맞춰왔다"며 "모든 가족을 자신의 통제 안에 둬야했다"고 말했다. 이어 "화나는 부분 중 하나는 밖에서는 너무 좋은 아버지, 남편이고 항상 당신이 피해자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상 집이 불안했다"며 "초등학생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뇌가 멍든 것처럼 항상 멍했다"고 덧붙였다.

김윤아는 "4월쯤이던 더운 어느 날 터덜터덜 집으로 오는 길에 '이 세상이 다 가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릴 때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초등학생 때 기억이 잘 없고 친구들이랑 잘 지낸 기억도 없다"며 "책이나 음악으로 도피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김윤아의 사연을 들은 오은영 박사는 "매를 사이즈별로 만든다는 것은 잔인하다고 느껴진다"며 "(가정 환경이) 윤아씨 내면에 어떤 영향 미쳤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김윤아는 "될 대로 되라는 기분이 항상 있었다"며 "굉장히 자기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것 때문에 평생 음악을, 뭔가를 내뱉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상처와 (음악 활동이) 연결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아는 실제로 아버지와의 관계와 어린 시절 겪은 아픔을 음악으로 풀어놓기도 했다. 김윤아는 1997년 발표한 자우림 1집 앨범에 아동학대를 소재로 한 곡 'Violent Violet'을 수록했다.

가사는 '내 눈은 이제 빛나지 않아 / 내 뇌는 이제 숨 쉬지 않아 / 비 오는 밤은 광기에 차 제물을 기다려 / 다락에 갇혀 비명을 지르는 작은 몸을' 등으로 이뤄져 있다.

2004년 발표한 노래 '증오는 나의 힘'에서는 아버지에 대해 더욱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김윤아는 "뱉어내야 할 것이 있으니까 뱉어낼 수밖에 없다"며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아주 큰 소리로 뱉어내면 확실히 정화되는 게 있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과도한 통제로 장악된 상황에서 창조적인 활동은 윤아씨 생명의 줄기였을 것"이라며 "윤아씨에게는 음악 활동이 삶의 원천이 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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