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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중국을 보며 반등을 모색한다...컬러강판으로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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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앤츠랩 구독자 a87***@hanmail.net님이 제안해 주신 동국제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동국제강은 포스코∙현대제철에 이어 조강 생산량 기준 국내 3위의 철강회사인데요. [조강(粗鋼)은 가공하기 전의 날 철괴] 포스코가 약 4000만t, 현대제철이 약 2000만t 안팎인데 동국제강은 300만t 언저리로 꽤 차이가 나죠?

다만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선박이나 자동차에 쓰이는 두꺼운 철판을 주로 만드는 반면, 동국제강은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철근, 가전제품과 건축자재에 들어가는 컬러강판 등이 주력상품 입니다.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 원래 동국제강 건물이었는데 2015년 경영악화로 삼성생명에 매각했다. 중앙포토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 원래 동국제강 건물이었는데 2015년 경영악화로 삼성생명에 매각했다. 중앙포토

2021년 동국제강 실적,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 매출이 동국제강의 6배나 되는 포스코는 2분기에 1084억원의 영업손실, 현대제철은 영업이익 91억원으로 간신히 흑자전환한 반면, 동국제강은 영업익 900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요. 3분기엔 아예 13년만의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건설경기가 좋아서 봉강(steel bar)과 형강(shape steel)의 수익성이 호조를 보였고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냉장고 등에 컬러강판을 써서 컬러강판 장사도 잘 됐습니다.

그런데! 주가는 이런 실적과 상관없이 (2021년) 5월 이후 내리막길을 터덜터덜..  5월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바로 중국의 철강∙구리 가격이 역사적 고점을 찍었던 때입니다. 이후 중국 정부의 원자재가격 통제와 수요 둔화에 계속 약세를 보여왔죠.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럭스틸'로 시공한 부산 스타벅스 화명점. 사진 동국제강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럭스틸'로 시공한 부산 스타벅스 화명점. 사진 동국제강

그럼 뭐다? 국내 철강회사 주가는 실적보다 중국 철강가격에 따라, 즉 ‘세계의 공장’ 중국이 얼마나 철을 쓰느냐에 따라 움직인다고 봐야 하겠는데요. 아시다시피 2021년 하반기에 중국은 전력난이다, 헝다그룹을 필두로 부동산시장이 무너진다, 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새해에는 중국 정부의 원자재가격 통제 완화, 그리고 탈탄소 정책으로 중국 철강회사들의 생산도 안정(억제?), 뭔가 괜찮아질 조짐들이 보인다고 전망들을 하고 있습니다.

동국제강은 수년 전부터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판(厚板∙두꺼운 철판) 대신, 앞서 언급한 봉형강과 컬러강판 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요. 결과적으로 이게 옳은 선택으로 판명나면서 컬러강판 생산량을 현재 85만t, 매출 1조4000억원 규모에서 2030년 100만t, 2조원 규모로 늘릴 계획입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금 20%에서 30%로 확대할 예정이고요.

철근(봉강). 사진 동국제강

철근(봉강). 사진 동국제강

서울 광화문에 D타워 있죠? 그 외벽도 동국제강의 컬러강판으로 만들었고, 남산 N서울타워 밑동 건물 외벽,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 매장 등 의외로 쓰임새가 많습니다. 소비자가 색깔을 선택할 수 있는 삼성 비스포크 제품에도 들어가고요. 컬러강판은 단가가 센 고부가가치 상품이라고 해요.

또 포스코∙현대제철은 한 번 불을 붙이면 1년 365일 가동해야 하는 고로(高爐) 중심 생산체제인데 반해, 동국제강은 필요할 때 켰다 끌 수 있는 전기로 체제여서 이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철강은 무릇 고로’ 뭐 이런 로망이 있나봐요. 동국제강은 2001년부터 브라질에 고로 제철소를 짓는 사업을 알아보기 시작해 2007년 세계 최대 철광석 회사인 브라질 발레(Vale)와 합작하고, 2012년 CSP제철소를 착공한 뒤 2016년 완공해서 드디어 고로에 불을 붙이는 행사까지 성대하게!

H형강(형강). 사진 동국제강

H형강(형강). 사진 동국제강

하지만 이후 브라질 헤알화 환차손에 주력상품인 슬래브(널빤지 모양의 철근 콘크리트 바닥) 가격까지 하락하며 누적적자만 2조원을 냈다는.. 이게 2020년부터 슬래브 가격이 급등하고, 미국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고, 브라질 내수 판매 제한이 해제되면서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헤알화 환율이 좋지 않은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동국제강 입장에선 한 시름 덜었습니다.

2022년 1분기까지는 비수기이기도 하고 철강 업황이 별로 안 좋을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정책과 통계, 철강가격 등을 잘 살펴보는 게 중요하겠고요. 철강은 고성장 업종은 아닙니다. 다만 동국제강은 업황 개선시 주가 상승탄력이 업종내 최고라고 하는 분석(키움증권)도 나옵니다.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 사진 동국제강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 사진 동국제강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중국 경제지표를 잘 보자

※이 기사는 1월 5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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