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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로보틱스는 현실, 로봇개 곧 스마트폰처럼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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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CES 2022에서 미래 비전을 밝힌 정의선 현대차 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CES 2022에서 미래 비전을 밝힌 정의선 현대차 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 아빠와 딸이 사방이 모두 디스플레이로 이뤄진 자율주행차를 타고 이동 중이다. 두 사람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메타버스(가상+현실세계) 속으로 들어가 우주복을 입은 아바타로 변신한다. 이어 ‘가상의 화성’에서 다른 아바타를 만나 대화를 나눈다. ‘실제 화성’에선 탐사 로봇이 ‘열일’ 중이다. 이 로봇이 화성의 광물과 접촉하면 두 사람 모두 현실에서 그 촉감을 느낄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2)에서 로보틱스와 모빌리티·메타버스가 결합한 신기술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이동 경험의 영역을 확장하다(expanding human reach)’란 주제로  ‘플러그 앤드 드라이브(PnD)’ 등 로보틱스 기술과 ‘메타 모빌리티’ 개념을 소개하는 자리에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최근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스팟’과 함께 등장해 “저의 컴패니온(동반자)”이라고 소개했다. 정 회장은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CES 2022를 찾았다.

정 회장은 이날 “로보틱스는 더는 머나먼 꿈이 아닌 현실”이라며 “로보틱스가 우리의 모든 사업 영역에 걸쳐 수평적 연결을 만들어 내고, ‘사물의 무한한 이동성’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보틱스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메타모빌리티(Metamobility)’로 확장하겠다”며 “현대차의 로보틱스 비전이 인류의 무한한 이동과 진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현대차그룹의 핵심 로보틱스 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PnD와 드라이브 앤 리프트(DnL) 모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 ‘아틀라스’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퍼스널 모빌리티 ▶서비스 모빌리티 ▶로지스틱스 모빌리티 ▶PnD 모듈을 적용한 네 개의 애플리케이션 콘셉트 모델을 전시했다.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 [사진 현대차그룹]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 [사진 현대차그룹]

PnD 모듈은 이동성이 없는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한 플랫폼이다. 작은 테이블부터 커다란 컨테이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물에 장착 할 수 있으며, 사물의 자유로운 이동과 조작이 가능하다. 정 회장은 “궁극적으로 모든 사물이 이동의 자율성을 갖는 ‘MoT(Mobility of Things) 시대’를 열 것”이라고 했다.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인 ‘모베드’도 실물로 선보였다. 네 개의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면서 각 바퀴에 장착된 모터가 몸체의 기울기를 조절한다. 실물 로봇 스팟과 아틀라스에 대해선 “메타버스와 현실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이용하면 위험 지역에서도 로봇이 충분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네 다리로 움직이는 스팟에는 시각과 음향·온도감지·카메라 센서가 달려 있다. 영하 20도의 강추위나 영상 45도의 고온 조건에서도 작동한다. 방수·방진 기능도 갖췄다. 현대차 측은 “스팟은 이미 기아차 광명공장에서 위험 요소를 모니터링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로보틱스’를 비전으로 꼽은 건 결국 ‘더 많은 이들의 시간’을 점유할 수 있어서다.

정 회장은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언젠가는 사람들이 스팟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사람은 로봇과 함께 메타버스에 연결될 것인 만큼 (현대차는) 커넥티비티, 사람과 로봇, 메타버스를 잇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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