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문제 다룬 작품 써보고 싶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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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제8회 마로니에 전국여성백일장 시 부문에서 영예의 장원을 차지한 정재옥씨(24·경북 비영양군 청기면 청기리791의1)는 서울 구로공단의 근로자, 회사경리, 면사무소 일용잡부 등 나이에 비해 세상 경험을 많이 했다.
『이제껏 습작으로 주로 농촌의 서정을 주제로 한 시를 써보곤 했는데 요즘에는 농촌의 현실에 대해 날카로운 시각이 담긴 시를 써보고 싶어요.』
현재 고향인 청기면사무소에서 타자수로 일하고 있는 정씨는 이제까지의 풍부한 인생경험을 농촌 출신의 서정성에 자연스럽게 접목시켜 이를 시로 표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씨에게 장원을 안겨준 시 『열매』는 자신을 「고운 열매」로 키워주신 어머니께 바치는 노래.
『도시와는 달리 시골에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참 쑥스러워하거든요. 처음 제목을 받아들었을 때 시상이 잘 안 떠올랐으나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글이 쉽게 풀렸어요.』 수상소감을 묻자 활짝 웃으며 백일장 참가도 알리지 않은 부모님께 당장 전화로 기쁜 소식을 알리고 싶다는 정씨는 그동안 글쓴다고 속썩여 드린 것을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며 즐거워했다.
국민학교 때 백일장에 출품한 작품을 함께 자취하던 고모가 써 준게 아니냐고 오해를 방을 만큼 어렸을 때부터 글재주를 인정받은 정씨는 2년 전 이 대회에서도 입선 경험이 있는 실력파.
10년 이상 혼자 자취하며 신문 문화면을 깡그리 읽고 독서로 글솜씨를 닦아 왔다. 농사를 짓는 정휘탁씨(50)의 2남3녀중 맏딸. <문경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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