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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보유 5개국 정상, 핵전쟁·군비경쟁 방지 공동성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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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핵무기 보유 5개국 정상들이 3일(현지시간) 핵전쟁 방지와 군비 경쟁 금지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5개국 정상들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핵무기 보유국 간의 전쟁 방지와 전략적 위험 저하를 자신들의 우선적 책임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기도 한 5개국은 공동 성명에서 “핵전쟁 시 아무도 승자가 없다”며 “핵 사용은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우리는 핵무기가 존재하는 동안 방어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하고, 침략을 억제하며, 전쟁을 방지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확언한다”고 밝혔다.

5개국은 ‘핵무기의 추가 확산 방지’를 언급하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의무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핵 위협에 대처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양자 및 다자간 비확산, 군축, 군비 통제 협정 및 약속을 유지하고 준수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서다. NPT는 기존 핵보유국인 5개국 이외의 국가가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핵보유국의 핵무기 양여를 금지하는 조약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5개국이 핵확산 금지 원칙을 재확인함에 따라 이번 공동 성명이 향후 북한의 핵 개발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날 러시아 크렘린궁이 발표한 성명에는 “핵전쟁에서 승자는 있을 수 없다고 선언한다. 절대 시작돼서는 안 된다”는 표현이 들어가기도 했다. 이와 관련, 최근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정상회담(지난달 30일) 당시 “핵전쟁은 시작돼서는 안 되고 이길 수 없다고 여러 번 말했다”고 공개했다.

1973년 6월 미국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소련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공산당 서기장은 워싱턴에서 핵전쟁 방지에 관한 협정을 맺었는데 로이터 통신은 핵보유국 5개 정상이 이런 협정을 맺은 것은 “매우 드문(rare) 경우”라고 평가했다.

이날 공동성명은 또한 우크라이나 위기로 러시아와 서방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발표됐다. 오는 10일 전략적 안정성 확보를 위한 미·러 간 협상과 뒤이어 열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러시아 간 협상을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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