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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의 반경 1㎞ 안에 있는 분들, 그 사연 잘 받아적으려 했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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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신간 인터뷰집 『새 마음으로』를 품에 안은 이슬아 작가. “에세이만 써서는 세계가 넓어지지 않아서 인터뷰집을 낸” 그의 꿈은 “다양한 메뉴 다평타 이상인 맛집 같은 작가”다. 장진영 기자

신간 인터뷰집 『새 마음으로』를 품에 안은 이슬아 작가. “에세이만 써서는 세계가 넓어지지 않아서 인터뷰집을 낸” 그의 꿈은 “다양한 메뉴 다평타 이상인 맛집 같은 작가”다. 장진영 기자

이슬아 작가의 신간 『새 마음으로』를 읽으면 사람이 좋아진다. 삶의 현장을 찾아가 인터뷰한 글을 엮었다. 병원 응급실을 청소하는 이순덕씨, 인쇄소 기장이자 ‘사랑의 언어’를 찾는 행복한 남편 김경연씨, 옷수선 장인 이영애씨 등, 우리 이웃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은 작가의 인터뷰 제안에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야”라며 손사래 쳤다. 그래도 사진 찍는다는 말에 수줍게 화장도 하고 모셔뒀던 금반지도 하고 나왔다. 책 제목도 인터뷰 속에서 따왔다.

“스트레스를 안고 꿍해 있으면 나 자신이 너무 상해버리잖아. 새 마음을 먹는 거지. 자꾸자꾸 새 마음으로 하는 거야.”

이 작가를 지난주 서울 연남동에서 만났다.

부제가 ‘이슬아의 이웃어른 인터뷰’인데. 평범한 이들을 선택한 이유는.
“그분들 개인사와 노동의 아름다움을, 충분한 분량을 들여 담아내고 싶었다. 난 마이크가 있지만, 그분들은 없으니, 내가 그분들 이야기를 잘 받아적자는 느낌이었다.”
인터뷰 중간중간 자연스러운 질문이 좋았다.
“좋은 인터뷰는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함께 흔들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준비를 많이 해도 이야기를 듣다가 말문이 막힌 적이 많았다. 그분들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밑천이 굉장히 얄팍하다는 걸 느꼈다.”

이 작가 밑천은 절대 얄팍하지 않다. 1992년생인 그는 에세이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인터뷰집 『깨끗한 존경』 등을 통해 필력을 인정받았다. 포털사이트에서 그를 검색하면 “누드모델부터 기자에 이어 연재 노동자가 되다”라는 소개 글이 뜬다. 월 1만원 구독료를 내면 매일 에세이를 써서 이메일로 보내는 ‘일간 이슬아’ 프로젝트 얘기다.

글을 어떻게 그렇게 계속 쓰나.
“천재형 작가가 아니어서. 많이 해서 빨리 나아지고 싶다. 빨리 다음 걸 써서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인터뷰집도 종종 내는데.
“인터뷰할 때 공부를 제일 많이 하는 것 같다.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 인터뷰하게 된다. 에세이만 써서는 세계가 넓어지지 않더라. 그래서 인터뷰집이나 서간집 등으로 장르를 넓히고 있다. 다양한 메뉴 다 평타 이상인 맛집 같은 작가가 되고 싶다.”
평범한 사람을 만났다는 점이 재밌다.
“아마 제 삶의 반경 1㎞ 안에 있는 분들일 거다. 내 기준에서 멋과 미를 갖춘 분들이다. 다들 거절해 섭외가 힘들었다.”

이 작가의 확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시트콤을 염두에 둔 작품도 이미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아시아 최초 가녀장제에 관한 글”이라며 “딸이 부모를 고용해 일을 꾸려가는, 사실 우리 가족 (출판사) 이야기를 토대로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너무 잘 쓰고 싶어서 못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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