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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한통에...4시간 벌벌 떨며 검사받은 초.중학생들, 무슨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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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7시쯤 광주시청 앞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진보당 광주시당]

1일 오후 7시쯤 광주시청 앞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진보당 광주시당]

새해 첫날인 1일 광주지역 학교 2곳의 전수검사가 이뤄지면서 학생과 그 가족이 몰린 선별진료소가 혼잡을 빚었다. 특히 수백명의 초·중학생들이 새해 첫날 강추위에 수시간 동안 노상 대기하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일부 학부모들의 원성을 샀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광주 광산구 초등학교와 중학교 각 1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검사가 이뤄졌다.

각 학교 재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각 학교는 이날 오후 1시 이후 전체 학생과 교직원 등 총 1800여명에게 ‘이날 중 개별적으로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신속히 검사(검체 채취)를 받으시기 바란다’는 긴급 안내문자를 보냈다.

통상적인 학교 전수검사와 달리 교내에 임시 선별진료소가 설치되지 않으면서 검사 대상자들은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찾아야 했다. 해당 학교들이 소재한 광산구에서는 이날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은 약 2480명이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검사 통보가 오후에 이뤄진 이유로 인해 오후 10시까지 야간 진단검사를 시행하는 광주시청도 자치구 선별진료소 운영이 끝난 오후 6시 이후 인파가 몰렸다. 밤 10시까지 운영되는 시청 선별진료소는 곳곳에서 밀려드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에다 일반검사자까지 더해지면서 검체 채취에만 3∼4시간이 소요됐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어린 학생들이 추위에 떨었고, 2m 이상 개인 간격이 지켜지지 않는 등 혼잡이 빚어졌다.

보건당국은 각 학교, 교육청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평소처럼 교내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임시 선별진료소 운영 여부는 해당 지자체와 교육당국이 협의를 통해 진행된다”며 “협의 과정이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개별적으로 방문해 검사받으라는 안내문자메시지를 받고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문자 한 통에 평화롭던 새해 첫날이 전쟁터가 됐다”며 “검사는 3시간30분이나 기다린 뒤에야 가능했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말했다.

검사 대상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거리두기는 무시된 채 ‘밀착 대기’가 이어졌다. 곳곳에선 “난민촌이 따로 없다”, “충분한 안내요원도 없고 너무하다”, “너무 춥다” 등의 아우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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