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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고독 실연...아름다운 음악과 작곡가의 삶은 달랐다

중앙일보

입력

아름다운 음악을 만든 작곡가 중 아름답게 살았던 이는 거의 없다. 저자는 바흐ㆍ모차르트ㆍ베토벤ㆍ베르디의 가난ㆍ고독ㆍ실연을 들여다봤다. 또 이런 삶에서 나온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 썼다.

베토벤은 20대 말에 발견한 청력의 이상 말고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17세에 어머니를 잃고 정신이 불안정한 아버지를 돌봐야 했고, 가정을 이루고 싶었지만 번번이 실연당했으며, 괴짜 기질로 사람들과 불화했다. 저자는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았음에도 예술적 사명감으로 삶을 견뎌냈다”고 베토벤의 생애를 짐작해본다. 결국 음악을 매일 한 줄씩 꼭 썼던 성실성, 내면의 무엇인가를 끌어내 음악을 만들면서 견뎠던 마음에 주목한다.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 9번 ‘합창’의 찬란함은 뒤로 갈수록 비참해졌던 그의 삶에서 나왔다.

음악가들의 역사적 기록에 이어 현대의 청중에게 전하는 에세이도 실었다. 음악회장의 엄숙주의를 넘어서는 방법, 너무 긴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는 길, 지휘자의 역할 등에 대한 오랜 애호가의 조언이다. 예술과 음악에 대한 무거운 사유, 산뜻한 접근이 공존한다.

덧붙이는 얘기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베르디 사랑에 대한 대목이 인상적이다. 베르디가 여든에 쓴 마지막 오페라 ‘팔스타프’를 열여덟 살에 봤던 드러커는 베르디의 예술성과 완벽주의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드러커는 “30대가 돼서야 비로소 내가 잘하는 분야를 찾았다. 베르디를 지침으로 삼아 나이가 들어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고 93세에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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