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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통화정책 완화 적절히 조정"…고승범 "가계부채 관리 강화"

중앙일보

입력

내년에는 대출자의 고민이 더 커질 전망이다.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한국은행과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의 두 수장이 신년사를 통해 각각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관리 강화 등을 언급하면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31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22년도 신년사를 통해 “경제 상황의 개선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금융 불균형 상황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의 영향을 함께 짚어가며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물가 상승에 대해서도 “높아진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이 상호작용해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없는지 잘 살펴봐야야 한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21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5% 오르며, 2011년(4.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2%)도 웃돈다.

고승범 위원장 "가계부채 관리강화 일관되게 추진"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첫 번째 목표로 꼽았다. 고 위원장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의 관리강화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며 “총량관리에 기반을 두되 시스템관리를 강화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4~5%대로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분할상환·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이는 한편,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조치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총재와 고 위원장 모두 각종 대외 변수 등으로 내년에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높아진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금리 인상을 이미 시작했거나 예고하고 있다”며 “각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불안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Fed가 내년 3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마무리한 뒤 상반기 중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총재는 “각종 금융지원의 정상화 과정에서 가계 및 기업 부채의 잠재 부실이 현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등 금융시스템의 위험요인을 상시 점검하고 정부와 협력해 적절한 대응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도 “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긴축전환 등 경제적 변수 외에 미국과 중국 간 패권갈등, 국내 선거일정 등 정치적 변수도 상존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국내외 시장 동향을 주시하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은과 금융감독원 등 유관 기관과 함께 협업체계를 한층 더 공고히 하겠다”며 “전시임에도 개별기관의 이익을 앞세우거나 소모적인 갈등·논쟁으로 정책 공조를 저해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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