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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시장 ‘쩐의 전쟁’…넷플릭스 등 8곳 내년 136조 실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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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디즈니, 넷플릭스, 애플, 아마존, 폭스 등 미국의 8대 주요 OTT 업체들이 내년에 신규 콘텐트 투자에 최소 1150억달러(약 136조원)을 쓸 것으로 전망됐다. [파이낸셜타임스 캡처]

디즈니, 넷플릭스, 애플, 아마존, 폭스 등 미국의 8대 주요 OTT 업체들이 내년에 신규 콘텐트 투자에 최소 1150억달러(약 136조원)을 쓸 것으로 전망됐다. [파이낸셜타임스 캡처]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시장에 ‘쩐의 전쟁’이 벌어진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미국의 OTT 업체가 신규 콘텐트 제작을 위해 내년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시장은 커졌지만, 경쟁자가 늘어나며 성장이 정체되자 콘텐트 투자에 사활을 걸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상위 8개 미디어 그룹의 사업보고서를 자체 분석한 결과, 이들이 내년에 신규 영화·TV 프로그램 콘텐트 제작을 위해 쓸 실탄은 최소 1150억 달러(약 13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스포츠 중계권을 포함하면 총지출액은 1400억 달러로 늘어난다.

주머니를 제대로 여는 곳은 업계 2위인 디즈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디즈니가 내년에 새로운 영화 및 TV 프로그램 제작에 230억 달러를 쓸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보다 35~40%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스포츠 중계권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 신규 콘텐트 제작 비용은 33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올해보다 32%, 2020년과 비교하면 65% 증가한 규모다.

디즈니는 내년에 톰 행크스가 출연하는 실사 영화 ‘피노키오’와 애니메이션 ‘카’의 속편, 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스타워즈 시리즈 콘텐트인 ‘오비완 케노비’ 등을 자사 OTT인 디즈니 플러스 등을 통해 공개한다.

세계 미디어산업 콘텐트 투자 규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세계 미디어산업 콘텐트 투자 규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업계 1위인 넷플릭스도 올해보다 25% 늘어난 170억 달러 이상을 신규 콘텐트에 투자할 전망이다. 올해보다 25%, 2020년과 비교하면 57% 증했다. FT는 “이외에도 비아콤CBS와 애플, 폭스 등이 내년에 수십억 달러를 신규 콘텐트 제작에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흐름 속 글로벌 콘텐트 시장 투자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암페어어낼리시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미디어 산업의 콘텐트 투자 규모(스포츠 중계 등 포함)는 22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4% 이상 증가했다. 내년엔 투자 규모가 23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OTT 업체가 콘텐트 제작에 돈을 쏟아붓는 건 고객 유치가 어려워져서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OTT를 찾는 사람은 늘어났지만, 신규 가입자 증가세는 한계에 이르렀다. FT는 “업계 1·2위인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신규 가입자 증가세도 지난 몇 분기간 둔화했다”고 보도했다. OTT 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뛰어들면서 과당 경쟁도 시작됐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OTT 업체는 막대한 돈을 들여 킬러 콘텐트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MGM을 사들이고, 미국 통신·미디어 그룹 AT&T가 디스커버리 채널을 인수하는 등 몸집도 불리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모펫네이던슨의 마이클 네이던슨 미디어 분석가는 “치열한 경쟁 속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프리미엄 콘텐트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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