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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뮴·비스페놀-A…우리 국민 몸속 유해물질 농도 줄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어린 아동이 많이 노출되는 비스페놀-A 등 환경유해물질의 우리 국민 체내 농도가 대체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unsplash]

어린 아동이 많이 노출되는 비스페놀-A 등 환경유해물질의 우리 국민 체내 농도가 대체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unsplash]

우리 국민들의 몸 속에 있는 카드뮴·비스페놀-A·프탈레이트 등 주요 환경유해물질의 농도가 이전과 비교해 대체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러한 내용의 4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2018~2020년)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정부는 2009년부터 3년 단위로 환경보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최근 3년간 전국 3세 이상 국민 6381명의 혈액·소변을 채취해 중금속, 내분비계 장애 물질 등의 농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직전 3기 조사(2015~2017년)와 비교했을 때 농도가 상당수 감소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에틸파라벤 등 일부 성분의 농도는 다소 증가했다.

길지현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비스페놀-A 사용 제한이나 카드뮴 관련 국제 협약 등 정책적인 규제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체내 농도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이번에 조사한 유해물질 대부분은 건강에 큰 영향이 없는 수준이라는 점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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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혈액 중 납 농도는 1.51㎍/dL로 기존 1~3기 조사와 비교하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소변 중 카드뮴 농도도 전 연령대에 걸쳐 3기 조사 수치에 비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유아, 중고등학생 등 어린 연령대에서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컸다.

합성수지 원료, 식품용 캔 내부 코팅 재료 등에 쓰이는 비스페놀-A의 소변 중 농도는 모든 연령대에서 3년 전보다 감소했다. 비스페놀-A 사용이 젖병 제조(2012년), 화장품 원료(2013년), 영유아용 기구·용기·포장(2020년) 등에서 단계적 금지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 따져보면 초등학생(1.44㎍/L), 영유아(1.02㎍/L)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소변 중 비스페놀A 농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소변 중 비스페놀A 농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는 가소제로 쓰이는 프탈레이트의 소변 중 농도도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비스페놀-A와 마찬가지로 초등생·영유아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만 비스페놀-A, 프탈레이트 모두 독일의 건강 영향 권고치보다는 낮은 수준이며, 건강상 우려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길지현 연구관은 "비스페놀A 등 내분비계 장애 물질은 어린이 장난감 등에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영유아나 초등학생에게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특히 어린 아동은 장난감을 빨거나 바닥에서 노는 등의 행동 특성을 갖고 있어 더 많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스페놀-F, 비스페놀-S는 전 연령대에서 이전 조사보다 농도가 높게 나왔다. 비스페놀-A의 대체재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노출 경로가 이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두 물질에 대한 지속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변 중 에틸파라벤 농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소변 중 에틸파라벤 농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패스트푸드·통조림 등 가공식품 보존제로 많이 쓰이는 에틸파라벤 농도도 나이를 불문하고 3년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가공식품 섭취 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식습관이 에틸파라벤 수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4기 조사에서 새로 측정한 과불화옥탄산(PFOA)과 과불화옥탄술폰산(PFOS)은 성인·중고생에서 각각 6.43㎍/L-3.66㎍/L, 15.1㎍/L-7.97㎍/L로 나타났다. 이러한 과불화화합물은 방수코팅제로 산업 공정이나 소비재에 다양하게 쓰인다. 체내 농도가 건강 영향이 우려될 수준은 아니지만, 잘 분해되지 않고 장기간 축적되기 때문에 향후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류됐다.

정현미 국립환경과학원 환경건강연구부장은 "내분비계 장애 물질, 과불화화합물 등은 더욱 관심을 두고 살펴볼 예정”이라면서 “향후 조사 물질 종류를 확대해 우리 생활 주변의 다양한 노출 요인을 명확하게 분석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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