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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격화' 시작...김일성·김정일 사진 없애고 독상 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27일 올해 정책을 결산하고 내년도 ‘과업’을 확정하기 위한 노동당 전원회의(8기 4차)를 시작했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28일 당 전원회의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회를 봤다고 전했다.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를 27일 개최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회의는 김정은 총비서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석단 앞줄 상무위원들 가운데 단독 테이블에 앉아 있다. [뉴스 1]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를 27일 개최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회의는 김정은 총비서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석단 앞줄 상무위원들 가운데 단독 테이블에 앉아 있다. [뉴스 1]

북한은 27일을 한국의 제헌절에 해당하는 ‘헌법절’(1972년 12월 27일 사회주의 헌법 제정일)로 지정한 공휴일인데, 휴일날 회의를 시작한 셈이다. 북한 당규약은 전원회의를 1년에 한 차례 이상 개최(26조)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번 회의는 올해 네 번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지난 6월 8기 3차 전원회의를 열어 상반기 사업을 총화(결산)하는 작업을 했다”며 “이번은 한 해를 결산하는 자리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전엔 연말에 각급 기관별로 총화를 해 왔지만 올해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당 차원에서 전원회의를 열어 고삐를 죄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북한 매체들은 “ 2021년도 주요당 및 국가정책집행정형을 총화하고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발전기를 열어나가기 위한 우리 당과 인민의 투쟁을 승리의 다음단계에로 강력히 인도하는 전략전술적방침과 실천행동과업들을 토의결정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이번엔 전원회의에서 집권 10년차를 맞은 김 위원장의 회의장 자리배치가 달라졌다. 북한은 이날 오전 전원회의와 관련한 사진 6장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회의장 무대에 배치된 주석단을 촬영한 사진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정치국 상무위원 5명이 앞줄에, 정치국 위원 10명은 뒷줄에 자리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 가운데 단독으로 테이블을 놓고 앉았다. 2월과 6월 등 이전 개최한 전원회의에선 상무위원 5명의 테이블을 한 줄로 연결해 배치한 모습이었다.

지난 2월 열린 8기 2차 전원회의 모습.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석단에 설치된 테이블에 다른 상무위원들과 함께 앉아 있다. [뉴스1]

지난 2월 열린 8기 2차 전원회의 모습.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석단에 설치된 테이블에 다른 상무위원들과 함께 앉아 있다. [뉴스1]

 지난 6월 열린 8기 2차 전원회의 모습.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석단에 설치된 테이블에 다른 상무위원들과 함께 앉아 있다. [뉴스1]

지난 6월 열린 8기 2차 전원회의 모습.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석단에 설치된 테이블에 다른 상무위원들과 함께 앉아 있다. [뉴스1]

이와 관련, 최근 북한이 김정은 주의를 주민들에게 확산시키며 김 위원장의 신격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올해 김 위원장 집권 10년차를 맞으며 북한은 김정은 주의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확산시키고 있다”며 “자리배치에서도 김 위원장이 다른 상무위원들보다 격이 높은 수령의 자리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회의장에서 김일성ㆍ김정일 등 ‘선대 수령’의 사진을 없애며 홀로서기에 나선데 이어 같은 상무위원이지만 김 위원장은 격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자리배치라는 뜻이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0월 국회 정보위에 “김정은 주의라는 용어가 (북한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8차 당 대회 도중 열린 8기 1차 전원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당시엔 주석단에 배석자 없이 김 위원장 테이블만 배치했다. [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8차 당 대회 도중 열린 8기 1차 전원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당시엔 주석단에 배석자 없이 김 위원장 테이블만 배치했다. [뉴스1]

단, 북한은 지난 1월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선언한 1차 당 대회 도중 열린 8기 1차 전원회의를 열었는데, 이 때는 주석단에 배석자 없이 김 위원장 테이블만 배치했다.

한편, 지난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10주기 중앙추모대회 때 서열 14위에 호명됐던 김여정은 이날 15명의 주석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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