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성범죄 시정명령권 신설…스토킹 피해자 보호법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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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창 여성가족부 기획조정실장이 2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2년도 여성가족부 업무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구창 여성가족부 기획조정실장이 2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2년도 여성가족부 업무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희롱·성폭력 피해자에 대해 휴가나 부서 재배치 등 보호조치를 의무화하는 법·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지난 10월 스토킹처벌법 시행에 이어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 제정도 추진한다.

또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시정명령권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27일 여성가족부는 ‘2022년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업무계획은 ▲모두가 체감하는 성평등 사회 구현 ▲젠더폭력으로부터 보다 안전한 사회 ▲다양한 가족 포용 및 촘촘한 돌봄지원 ▲청소년 안전망 구축 및 참여 확대 등 4대 정책 목표로 설정됐다.

여가부는 내년 스토킹, 디지털 성범죄, 성희롱·성폭력 등 다양한 젠더 폭력에 대응하기 위한 법·제도를 정비하고, 피해자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스토킹 근절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 제정을 추진하고, 스토킹 피해자에 대한 무료법률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기관장이나 인사·복무 관리자가 휴가 및 부서 재배치 등 피해자 보호 조처를 하도록 법정 의무화를 추진하고, 성희롱 피해자와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을 금지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황윤정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 예방지침에서 사건 조사라든가 피해자 보호를 위한 휴가, 부서 재배치, 행위자 징계 조치 사항이 있었는데, 이를 법률로 상향할 계획”이라며 “피해자를 좀 더 두텁게 보호하고 조직 내에서 사건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공 부문의 중대한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현장점검을 강화하고, 시정명령권 신설을 검토하는 등 공공 부문 젠더 폭력에 대한 대응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황 국장은 “인권위원회에서 국가기관 등의 장에게 성희롱·성폭력 사건과 관련해서 권고를 하는 경우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으면 여가부 장관이 시정명령을 하게 하는 것”이라며 “시정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을 때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또한 여가부는 성희롱 예방교육 미참여 기관장을 언론에 공표하고, 예방교육 부진기관 기준을 강화해 예방 교육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내년부터 1년만 교육이 미흡해도 명단을 공개한다.

여가부는 여성 폭력 통계 생산,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실태조사 등 체계적 폭력 예방을 위한 정책 기반 마련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어 2023년 인신매매방지법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권익 보호기관을 시범 운영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도 한층 강화된다.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금을 월 155만원에서 163만원으로, 간병비를 월 162만원에서 290만원으로 상향하고, 특별전시와 유네스코 세계기록물 등재 등을 추진해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할 방침이다.

[사진 여성가족부]

[사진 여성가족부]

아울러 여가부는 청소년 부모·한 부모·1인 가구 등 다양한 가족을 포용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양육 부담 완화를 위한 촘촘한 돌봄 시스템을 구축한다. 양육·학업·취업 준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 부모에게 학습 및 상담·법률 자문을 지원하고, 아동 양육비 월 20만원을 지원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일하는 한 부모의 양육 부담 경감을 위해 아동 양육비 지원 대상 선정 시 근로·사업소득 30%를 공제하고 생계급여 수급 한 부모에게 지급하는 아동 양육비를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인상한다.

양육비 이행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5000만원인 양육비 불이행자의 출국금지 요청 채무 금액 기준을 하향 조정하고,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소득 기준은 기본 중위소득 60% 이하에서 75% 이하로 완화한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고독·고립감 해소를 위해 생애주기별 사회관계망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생활 사회기반시설(SOC)형 가족센터도 확충한다.

[사진 여성가족부]

[사진 여성가족부]

내년도 업무계획에는 가정 밖·학교 밖 등 청소년을 더 안전하게 보호·지원하고, 청소년의 참여와 활동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담겼다.

여가부는 위기청소년을 조기 발굴해 청소년 안전망으로 연계하는 ‘위기청소년 통합지원정보시스템’을 구축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취약계층 여성 청소년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생리용품 지원대상을 만 11∼18세에서 만 9∼24세로 확대한다.

의무교육단계(초·중) 학업 중단 청소년에 대해 사전동의 없이도 지원센터로 연계할 수 있도록 개선해 의무교육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온라인상 청소년 유해 정보 상시 점검 인력을 18명에서 118명으로 대폭 증원하고 유해 정보 자동 검색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등의 치유를 위한 상설 기관도 1곳 신규 건립하고, 청소년 근로 권익 보호 지원 사업도 4개 권역에서 17개 시·도로 확대 운영한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 존중하는 포용 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경력단절 여성, 청소년 부모, 한부모가족, 위기청소년, 폭력피해자 편에 서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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