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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군사력, 솔직히 많이 뒤처졌다"…美 돌아간 에이브럼스 혹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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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임 한미 연합사령관 서훈식을 마친 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임 한미 연합사령관 서훈식을 마친 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7월 임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 로버트 에이브럼스(사진)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국군의 역량이 뒤처져 있다고 혹평하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또 한미가 최신화에 합의한 연합 작전계획에 중국에 대한 대응방안도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2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워싱턴 톡'에 출연해 전작권 전환을 위한 요건을 묻는 질문에 "한국이 전략 타격능력을 획득하고 한국형 통합 공중미사일방어 체계를 개발해 배치해야 한다"며 "이것은 솔직히 많이 뒤쳐져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저는 2019년 이전까지 (전작권 전환에) 큰 진전이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저는 여러 차례 밝혔다"며 "2019년 동맹은 이전 3년을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진전을 이뤘다. 핵심 요소는 중요한 군사적 역량을 습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또 작전계획(작계) 최신화를 위한 새 전략기획지침(SPG) 승인과 관련해 북한의 위협과 함께 중국의 부상을 지적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의 통제와 지휘를 받는 인민해방군이 있다. 2010년 이후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중국이 그들의 존재감을 크게 늘린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지난 3년 동안 중국이 한국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사례가 300% 늘었고, 북방한계선(NLL)을 따라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들의 증가도 목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은 작전계획에서 다뤄야 하는 것"이라며 "현재의 전략계획지침에는 없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년 3월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 주장에 대해서는 "저는 우리가 축소했던 연합훈련의 일부를 재개할지 여부를 놓고 동맹이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반대 의견을 내놨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유엔군 사령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막는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저는 유엔사가 남북관계를 방해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한다"며 "유엔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집행할 권한이나 책임이 없다. 유엔사가 준수해야 할 유일한 책임은 1950년 한국전쟁과 관련된 유엔 결의밖에 없다. 유엔사는 제재를 집행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종전 선언 추진에 대해서도 "저의 의문은 종전 선언을 하면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라며 "종전 선언을 성급히 할 경우 전쟁이 끝났으니 1950년 여름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가능성이 생긴다. 그러고 나면 미끄러운 비탈길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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