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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역비, 판빙빙처럼 사라지나···中당국 심상찮은 '검머외 색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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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뮬란'에 출연한 유역비(왼쪽)과 '영웅'에 출연한 이연걸. [중앙포토]

영화 '뮬란'에 출연한 유역비(왼쪽)과 '영웅'에 출연한 이연걸. [중앙포토]

중국이 드라마 속 배우·스태프 중 외국 국적을 가진 경우, 소개 자막에 국적을 명기하는 방안을 의무화했다.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검머외)를 잡아내겠다는 것이다.

22일 중국 광전총국이 공개한 '드라마 제작 규범'에는 드라마 시작 또는 마지막에 나오는 소개 자막에 외국국적 출연자·스태프의 국적을 표기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만·홍콩·마카오에 적을 둘 경우에도 해당지역을 표시하도록 했다.

중국 방송사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출연자의 국적을 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이제 의무화됨에 따라 외국 국적이나 대만 출신 연예인의 중국내 활동 제약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 또한 중국 대중문화계 '정풍 운동'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을 잇달아 퇴출하며 연예계 기강을 잡아왔다. 시작은 판빙빙이었다. 그는 지난 2018년 탈세혐의로 1400억원대 벌금을 부과받았다.

최근엔 유명 배우 정솽에 대해 중국 세무 당국은 고액의 출연료를 받고도 은폐했다는 혐의로 벌금 2억9900만 위안(약 539억원)을 부과했다. 드라마 '황제의 딸' 영화 '적벽대전' 등에 출연한 톱 여배우 자오웨이도 탈세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중국당국은 또 출연자의 사상과 도덕 관련 엄격한 기준도 설정했다. 이른바 '시진핑 사상'을 달달 외우도록도 한 것이다.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여배우 판빙빙(맨 왼쪽), 정솽(가운데), 자오웨이. [중앙포토]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여배우 판빙빙(맨 왼쪽), 정솽(가운데), 자오웨이. [중앙포토]

이번 조치를 통해 외국 국적 연예인을 고강도 정풍운동의 다음 타깃으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그간 중국에선 '조용히' 외국 국적을 취득한 배우들이 중국에서 활동하며 고액 출연료를 받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있어왔다.

한편 '뮬란'의 류이페이(劉亦菲·유역비)를 비롯해 '황비홍' '동방불패' 등으로 유명한 홍콩 액션스타 리롄제(李連杰·이연걸), 장톄린(張鐵林), 웨이웨이(韋唯), 쑨옌쯔(孫燕姿), 대만의 왕리훙(王力宏), 판웨이보(潘瑋柏), 자오유팅(趙又廷) 등이 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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