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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재범 뜻대로 됐다…'올림픽 미련' 심석희 선택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24·서울시청)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다시 법정으로 향할 수 있다.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심석희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열린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에 출석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심석희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열린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에 출석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연맹 사무실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 회의를 열고 심석희에 2개월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공정위는 지난 8일 발표한 연맹 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심석희가 문자메시지로 코치와 동료 최민정(23·성남시청), 김아랑(26·고양시청) 등을 험담한 행위에 대해서 징계 여부를 논의했다.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 제15조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 조항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해 징계 수위가 결정됐다. 이날부터 징계가 적용돼 2월 20일까지 선수로서 뛰지 못한다. 내년 2월 4일 개막하는 베이징 올림픽에는 나가지 못하게 됐다.

김성철 공정위 위원장은 "심석희의 베이징 올림픽 출전 여부는 고려하지 않았다. 그동안 국가대표 품위 손상으로 징계한 사례를 참고해 2개월 자격정지 내렸다"면서 "적법하지 않은 경로로 유출된 사적 메시지지만 공론화가 되었기 때문에 징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연맹은 올림픽을 앞두고 문자메시지 논란이 더 이어지지 않길 원하고 있다. 만약 심석희에게 2개월 미만 징계를 내렸을 경우 올림픽행이 가능해지면서 최민정, 김아랑 등 다른 대표팀 선수의 불만이 예상됐다.

결국 심석희를 3년간 성폭행한 혐의로 13년형을 받고 복역 중인 조재범(40) 전 대표팀 코치의 뜻이 이뤄진 셈이다. 조 전 코치는 심석희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에서 논란이 된 문자메시지를 확보해 2심 법정에 제출했던 변호인 의견서를 연맹·언론에 제보하고, 심석희에 대해 엄격한 징계를 요구했다.

이제 심석희의 선택이 남았다.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서는 최종 엔트리를 제출하는 1월 23일까지 대표팀 자격을 회복해야 한다. 심석희는 다음 달 14일에 열리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연맹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공정위 결과에서 징계를 받은 선수들은 체육회 공정위에 재심을 청구했다"고 전했다. 대부분 연맹 징계가 유지됐다. 심석희는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수도 있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결정은 일주일 정도 소요된다. 심석희 측은 22일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석희는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꿈꿨다. 지난 2018년 평창 올림픽 이후 조 전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하고 지난 10일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 약 4년간 법정 공방을 벌이면서도 빙판을 떠나지 않았다. 심석희 측은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지만 쇼트트랙 선수 생활을 계속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올림픽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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