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참을 만큼 참았다" 이스라엘 보복공격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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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팔레스타인 집권 하마스의 망명지도부가 8일 이스라엘과의 휴전 종료를 선언하고 조직원에게 보복 공격을 명령했다.

이스라엘군 탱크가 8일 민가를 포격, 잠자던 어린이 8명을 포함해 적어도 19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사망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이에 따라 한동안 잠잠하던 팔레스타인 측의 자살 공격이 재개되고 이.팔 간 전면적인 무력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의 탱크 포격 사건에 대해 유엔과 미국도 진상조사를 촉구하면서 이스라엘은 수세에 몰린 상태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이스라엘의 강력한 지원세력인 공화당이 패배하면서 충격을 받은 이스라엘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시리아에 망명 중인 하마스 최고지도자 칼리드 마슈알은 8일 "말이 아닌 행동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의 죽음에 답할 것"이라며 "휴전은 끝났으며 이젠 무력투쟁을 자유롭게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이집트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서명한 잠정 휴전 협정은 시한이 그해 말까지였지만 양측은 그 뒤로도 휴전이 계속되는 걸로 간주해 왔으며, 이스라엘은 지난해 9월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암묵적 휴전 지속'은 이날 마슈알의 발언으로 사실상 끝났다. 올해 6월 말 이스라엘 병사 2명이 납치된 이후 이스라엘은 4개월 넘게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세를 취하고 있다. 그동안 247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하마스 무장요원들은 자살폭탄 공격을 앞세워 이스라엘 측에 반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장조직 이즈딘 알카삼 여단은 마슈알의 휴전 종료 선언 직후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전면적 공격을 가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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