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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원시인’ 이번엔 산타 변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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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면

대구 달서구에 있는 길이 20m, 높이 6m짜리 거대 원시인 조형물이 ‘산타’로 변신했다. [뉴스1]

대구 달서구에 있는 길이 20m, 높이 6m짜리 거대 원시인 조형물이 ‘산타’로 변신했다. [뉴스1]

대구에 있는 길이 20m, 높이 6m짜리 거대 원시인 조형물이 ‘산타’로 변신했다. 지자체가 산타 모자와 목도리, ‘復(회복할 복)’ 자가 적힌 대형 마스크를 씌우면서다.

대구 달서구는 21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면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회복하자는 의미를 담아 원시인 조형물을 산타로 꾸몄다”고 밝혔다. 진천동에 있는 거대 원시인 조형물은 잠이 들어있는 원시인 형상이다. 선사시대를 지자체 관광 테마로 삼은 달서구가 2018년 설치한 것이다.

원시인의 이색 변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위드 코로나를 기원하면서 ‘樂(즐거울 락)’자를 새긴 대형 마스크를 쓰고, 백신 주사기와 여행용 배낭을 가슴에 품었다.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올 초에는 ‘勝(이길 승)’자가 쓰인 마스크를 쓰고, 대형 주사기로 백신을 직접 접종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지난 설에는 한해의 새 출발을 뜻하면서 ‘복주머니’로 치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 ‘忍(참을 인)’ 자를 새긴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눈물을 흘리고, 흘린 눈물 주변에 국화꽃을 심어 코로나19로 희생된 시민들에게 추모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원시인 조형물은 세계적인 광고 제작자인 이제석씨가 기획한 작품이다. 사실 처음 설치할 때만 해도 지나치게 커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흉물’ 논란이 있었다. 주민 청원으로 이어지면서, 달서구의회에선 원시인 조형물 철거를 놓고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달서구에는 천 조각으로 중요 부위만 가린 털북숭이 남성 이색 원시인 조형물이 더 있다. 이 원시인은 도로 입간판 위에 앉아 돌도끼로 간판을 내리찍는 형상이다.

1997년과 2006년 달서구 진천동·월성동·상인동 일대에선 선사시대 유물과 구석기 유물이 잇따라 발견됐다. 그래서 달서구는 선사유적지로 지역적 가치를 알리기 위한 관광콘텐트 개발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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