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조9000억 배당 파티 벌인다, 4대 금융지주 사상 최대 실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 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올해 배당성향을 2019년 수준인 26% 안팎으로 되돌리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연합뉴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 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올해 배당성향을 2019년 수준인 26% 안팎으로 되돌리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연합뉴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금융지주사가 '배당 잔치'를 벌일 전망이다. 배당액이 사상 최대 규모인 3조90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배당 제한령’ 규제도 풀린 데다, 실적도 큰 폭으로 늘어나며 배당 여력이 커지면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올해 배당성향을 2019년 수준인 26% 안팎으로 되돌리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당시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 하나금융 지주의 배당성향은 26%, 우리금융은 27%였다. 배당 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뜻한다.

4대 금융지주는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내걸고 배당 성향을 확대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융그룹의 평균 현금배당 성향은 2016년 23.8%에서 24.1%(17년), 24.7%(18년)로 꾸준히 확대됐다. 우리금융지주가 해체 4년 만에 재출범한 2019년에는 26.2%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배당금 총액도 1조5000억원(16년)에서 2조8600억원(19년)으로 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다 지난해 금융 당국이 은행권 배당을 순이익 20% 이내에서 실시하도록 권고하면서 배당 성향이 급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비해 자본을 축적하자는 취지였다. 권고에 따라 지난해 신한은행(23.5%·우선주 포함)을 제외한 KB지주(20.2%), 하나금융(20.5%), 우리금융(20.4%) 모두 배당성향을 20%대로 정했다.

주요그룹 당기순이익.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주요그룹 당기순이익.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금융 당국의 ‘배당 제한령’은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이어지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의 우려가 가라앉으면서 지난 7월 종료됐다. 금융지주가 배당 실시 여부와 수준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금융 당국이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을 이유로 2019년(26.2%) 수준의 배당 성향을 권고했지만, 지난해보다 배당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게다가 올해 금융지주사의 실적도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인 만큼 배당을 늘릴 여력도 커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대 금융 지주의 순이익 추정치는 1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11조2000억원)보다 무려 33%가 늘어난 수준이다.

따라서 금융지주사가 배당성향을 2019년 수준으로 정할 경우 올해의 배당금 총액은 사상 최대규모인 3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2조33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며, 2019년(2조8671억원)과 비교해 1조원이 넘게 늘어난 규모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융지주의 배당금을 받으려면 12월 결산법인의 배당락일(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날)의 전날인 오는 28일까지 매수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렇게 하면 오는 30일에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배당금을 받기 위해 단기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전략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배당기준일이 지나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없어진 주식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배당 수익금보다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금융 지주의 배당성향도 올라가고 은행의 이익도 늘어나고 있어서, 배당 매력만을 본다면 은행주에 투자하기에는 좋은 시기”라면서도 “최근 몇 년간 배당락 이후 며칠에 걸쳐서 배당 수익률보다 주가가 하락하는 사례들이 있었던 만큼 장기적인 시각으로 은행주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배당락일에 임박해서 은행주를 일주일에서 한 달간 짧게 보유하는 투자자들이 있었지만, 배당금 지급일이 지난 이후에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대부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며 “향후 국내 금융 지주의 중간배당도 늘어날 전망이 커지는 만큼 긴 호흡으로 은행주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