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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죄라면 죄"→"사실여부 떠나 사과"…尹도 "국민께 송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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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5일 허위이력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국민께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2021.12.15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2021.12.15 [연합뉴스]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앞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허위 이력과 관련 청년들의 분노 여론이 있는데 사과 의향이 있는가’란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초빙 지원서에 기재한 한국게임산업협회 재직기간과 수상경력 등에 대해 허위기재 논란이 일었는데, 이에 대한 유감 표명이다. 다만 김씨는 공개적인 일정을 언제 시작할지에 대해선 “아직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씨의 발언이 보도된 직후 윤 후보도 “대선 후보의 부인으로서, 아무리 결혼 전 사인 신분이라도 국민의 높은 기준을 갖고 바라봤을 때 과거에 미흡하게 처신한 게 있다면 국민께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가온 한부모복지협회와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김씨의 사과 의향 표명에 대해 “(김씨의)그런 태도는 적절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후보는 그러나 김씨에 대한 여권의 공세에 대해선 “기획공세”라며 불쾌감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이 해당 논란에 대해 연이어 비판 메시지를 내는 데 대해 “여권의 공세는 기획공세다. 아침에 뉴스공장(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부터 시작해 줄줄이 이어지는 걸 보니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볼 수 있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엔 관련 논란에 대해 “현실을 잘 좀 보라”며 언론을 향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선 “가까운 사람 중에 대학 관계자가 있으면 어떻게 채용하는지 한 번 물어보라”며 “무슨 채용비리라고 이러는데, 시간강사라는 건 공개채용하는 게 아니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권성동 사무총장 등 주변의 만류에도 가던 길을 멈춰서서 “관행에 비춰봤을 때 어떤 건지 좀 보고 하라”, “저쪽에서 떠드는 거 듣기만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김씨와 윤 후보가 오후들어 '사과' 모드로 돌아선 건 심상치 않은 여론의 흐름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나는) 공무원, 공인도 아니고 당시엔 윤 후보와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검증을 받아야 하느냐”,"그것도 죄라면 죄" 등 김씨의 대언론 해명 일부 해명이 오히려 국민 여론을 악화시키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역시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대통령을 뽑는거지 대통령 부인을 뽑는게 아니지 않느냐. 후보의 부인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 게 내 상식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김씨를 두둔하는 태도였지만, 오후 들어 선대위 내부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한다.

 "공정과 상식을 출마의 변으로 삼아놓고 ‘관행’을 들며 허위이력을 감싸느냐는 여론이 매서우니 일단 유감표명을 하고 털고 가는 게 맞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김씨의 허위이력 논란과 관련해 선대위 차원의 진상조사에도 착수키로 했다. 또 배우자 문제에 대응할 별도의 체제를 갖추는 방안도 논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를 담당하는 ‘배우자실장’을 별도로 둔 것과 유사한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5일 한국노총을 방문해 간담회를 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1.12.15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5일 한국노총을 방문해 간담회를 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1.12.15 국회사진기자단

김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당초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던 김씨의 등판 시점도 당분간 미뤄질 전망이다. 김씨는 앞서 언론 인터뷰 등에서 “언제 등판해야 할지 알려달라. 자신 있으니까 그렇다”고 주장했지만 선대위 내부에선 “당분간 로우키(low-key)로 가는 게 맞다”는 의견이 다수다.

선대위 관계자는 “후보에게 봉하마을에 가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만나는 방안 등을 포함해 김 씨의 등판 관련 아이디어를 보고하고 논의 중이었지만, 이번 논란의 여파로 등판 시점은 다소 늦춰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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