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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유한기 사인은 추락"…유서 공개 없이 오늘 발인

중앙일보

입력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뉴스1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뉴스1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 유한기(66)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추락으로 숨졌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추락에 의한 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1차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유한기 “극단적 선택한 듯”…12일 발인

앞서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1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부검을 진행했다. 추락으로 인한 외상 외엔 다른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약물 검사 등 정밀 부검 검사 결과와 수사 내용을 종합해 사망 원인을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유 전 본부장은 10일 오전 7시 40분쯤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당일 오전 4시 10분쯤 “유 전 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집을 나갔다”는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수색하던 중이었다. 인근 폐쇄회로 TV(CCTV)엔 유 전 본부장이 오전 2시 7분쯤 자택을 나서는 모습과 50분 뒤 인근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찍혔다. 그는 사망 전날인 지난 9일 오후 3시쯤 퇴근하며 비서실에 사직서를 맡겼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평소엔 내색하지 않았지만 사석에선 포천도시공사 간부에게 “조직에 해가 되지 않게 하겠다. 문제가 있으면 임기 전에 그만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의 임기는 다음 달 7일까지다.

유가족 측은 “(유 전 본부장이) 평소 검찰수사에 대해 ‘억울하다’는 취지로 말해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그러나, 유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집을 나갔다’고 신고 내용으로 볼 때 유 전 본부장이 유서를 남긴 것으로 보이지만, 유가족이 내용 공개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고 유한기 경기 포천도시공사 사장(66·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뉴스1

고 유한기 경기 포천도시공사 사장(66·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뉴스1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는 집 안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의 사인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없다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은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유 전 본부장의 발인식은 이날 가족과 지인, 포천도시공사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검찰, 유한기 ‘공소권 없음’ 처분 가능성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8월 천화동인 4, 5호를 각각 소유한 남욱(48·구속) 변호사, 정영학(53·불구속) 회계사로부터 대장동 개발사업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2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검찰이 뇌물 혐의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오는 1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가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였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사망한 만큼 뇌물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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