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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윤석열, ‘손실보상 100조’ 동의 안하면 정치사기 상습범”

중앙일보

입력

이재명 민주당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연합뉴스

“‘정치사기집단’이자 상습범이 되는 것 아니겠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1일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 즉흥연설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거칠게 비난했다. 이 후보는 “이번에 임시회를 수집해서 추경을 합의하고, 정부에 요청해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100조원 지원 방안을 만들자고 제가 계속 얘기하고 있다”며 “윤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거짓말로 국민의 주권을 사기치는, 편취하는 ‘주권 사기집단’임이 증명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어 “지금 당장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100조원 지원을 약속하고 임시회 여는 것을 (국민의힘이) 동의하지 않으면 이들의 사기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달라”라고 호소했다.

‘사기’ ‘상습범’ 이란 단어까지 꺼낸 건 이날 앞선 시각 강원도 춘천에서 나온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해석됐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강원 선대위 출범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장동 사건) 당사자인 그분께서 지금 여당 후보로 나와서 해괴한 얘기를 하고 다닌다”는 등 수위 높은 언어로 이 후보를 깎아내렸다.

고향 찾은 李 “안동 디비지면 대한민국 디비진다” 

이 후보는 안동이 자신의 고향임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은 안동에서 태어났고 안동의 물을 먹고 안동 곡식을 먹은 안동 사람”이라며 “안동이 낳은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정치인, 이재명을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에 계시던 분이 ‘당신은 출신이 경북인데 왜 호남처럼 지지를 그 지역에서 못 받느냐’라고 물은 적이 있다”며 “앞으로는 더 많이 지지해주시겠느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오른쪽)이 11일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에서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안동식혜를 구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후보(오른쪽)이 11일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에서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안동식혜를 구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또 “안동이 디비지면(‘뒤집히면’이란 영남 방언) 경북이 디비지고, 경북이 디비지면 영남이 디비지고, 영남이 디비지면 대한민국이 디비진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이재명은 ‘합니더’ 말고 ‘되니더’(‘됩니다’의 영남 방언)라고 해달라”고 말하자 군중들 사이에선 “이재명” 열호가 터졌다.

“고향에 왔으니 연설 편안하게 하소(하시오)”라며 이 후보에게 마실 물을 갖다 주거나, “안동에 인물 하나 났네”라며 박수를 치며 호응하는 상인들도 있었다. 부인 김혜경 씨도 ‘현장 내조’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재명과 함께 사는 김혜경은 안동 김씨다. 우리는 안동으로 맺어진 사이”라며 ‘연고’를 강조했다.

이재명 “박근혜 사면은 시기상조”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방문을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방문을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들른 이 후보는 보수 진영의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재평가도 시도했다. 최근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선 이 후보는 “‘삼저 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라면서도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할 수 없는, 결코 반복돼선 안될 중대범죄”라고 선을 그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대구·경북이 낳은, 평가는 갈리지만 매우 눈에 띄는 정치인”이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는 소극적이었다. 오후 경북 안동 MBC 앞에서 ‘박근혜 공과’에 대한 평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속돼 형을 살고 계신 분이자, 살아계신 분에 대해서 굳이 역사적 평가를 하기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서도 “사면은 대통령의 통치권 행사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국민적 합의에 따라 할 부분인데 본인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는 발언도 없는 상태에선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이 후보는 민주당에 대한 자아성찰성 비판도 했다. 그는 경북 구미에 있는 금오공대에서 만난 청년들 앞에서 “민주당은 180석을 가진 행정권력과 입법권력, 지방권력을 다 가진 압도적 주류”라며 “(그렇게 국민들이) 다 맡겼더니 하는 것도 없고 별로 (하는듯한) 느낌도 없는 것 같고 하긴 하는데 속도는 느리고 복장 터져 죽겠는 것이다. 그래서 (제가) 바꾸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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