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영화를 해보고 싶었죠. 외국영화건 한국영화건 상관없이요.”
할리우드 진출작 ‘모나리자와 블러드문’이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배우 전종서(27)의 말입니다. 이 영화를 지난 10월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 부산국제영화제 토크 자리에서죠.
영화에서 그는 미국 뉴올리언스 정신병원에서 갓 탈출한 소녀 모나를 맡아 눈을 쳐다보는 것만으로 상대방 마음을 조종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연기했죠. 지난 9월 베니스영화제 당시엔 공동 주연한 할리우드 스타 케이트 허드슨 이상으로 조명받았습니다. 연기 데뷔작인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2018)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 레드카펫을 밟은 지 불과 3년 만입니다.
‘모나리자와 블러드문’을 만든 이란계 미국 감독 애나 릴리 아미푸르는 “다양한 환경을 거치며 자신을 재창조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영웅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그런 모나 역의 적임자로 전종서를 발탁했고요.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첫 영어 배역을 맡은 전종서(‘버닝’)는 적은 대사에도 불구하고 모나에게 탁월한 개성을 불어넣는다. 모나의 비범한 능력의 많은 부분이 전종서의 정밀한 연기로 성취된다”고 호평했죠. ‘버닝’에서 아프리카 부족의 전통춤을 추는 미스터리한 실종자 해미, 이어 두 번째 영화 ‘콜’(2020)의 사이코패스 살인마 영숙과 또 다른 전종서의 변신입니다.
'종이의 집' 전종서, 넷플릭스 새 K스타 될까
그런 그가 지난달 24일 개봉한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에선 솔직 발칙한 데이트 앱 연애담의 주인공 ‘함자영’이 됐습니다. “내숭 떨지 않는 영화를 좋아한다”는 정가영 감독이 전종서를 택한 이유? “강렬하고 자연스러우면서도 뭔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 때문이랍니다. 팟캐스트 ‘배우 언니’ 11일 방송(https://www.joongang.co.kr/jpod/channel/7)에선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 배우 전종서가 들춰낸 매운맛 현실 연애의 속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영화에서 자영은 데이트 앱으로 만난 하룻밤 상대 박우리(손석구)와 뜻밖의 관계를 이어가죠. 세 보이지만 늘 다 퍼주다 상처받는 자영은 “사랑은 사소함 속에 있다”는 걸 깨달아가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전종서가 열 번도 넘게 봤다는 ‘인생 멜로’ 영화 ‘어바웃 타임’의 메시지처럼요.
그는 최근 차기작인 첫 드라마 ‘종이의 집’ 한국판 촬영도 끝냈습니다. 2017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흥행을 거둔 동명 스페인 작품을 한국 무대로 옮긴 리메이크작이죠. 천재적 전략가 ‘교수’와 각기 다른 도시 이름으로 불리는 범죄자들이 사상 초유의 인질강도극을 펼칩니다. 전종서가 맡은 ‘도쿄’는 원작에선 강도단의 중심축이자 위험천만한 연애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한국판 내용이 아직 공개되진 않았지만, 넷플릭스의 새로운 K스타 자리를 점쳐볼 만합니다.
자신만의 도전을 거듭해온 전종서. 연기 전공 수업을 듣는 데 회의를 느껴 어렵게 간 대학을 박차고 나왔고 늘 자신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선택으로 연기폭을 넓혀왔다고 하죠. 그런 전종서가 배우로서 지닌 독보적 무기와 연기 비하인드, ‘배우 언니’ 전종서편이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와 함께 이야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