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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힘, 아버지에게서 나온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66호 21면

연말연시 읽을 책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손웅정 지음
수오서재

2012년 11월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에서 손웅정(59)씨를 우연히 만난 적이 있다. 통로에 마주 서서 그에게 들은 축구 인생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손흥민(29·토트넘)을 ‘월드 클래스’로 키워낸 아버지이자 스승 손씨가 자신의 축구 철학과 삶을 온전히 담은 에세이를 출간했다.

국가대표로도 뛰었던 손씨는 “난 축구를 모르면서 축구를 했다. 난 마발이 삼류 선수였다”고 고백했다.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28세에 은퇴한 손씨는 생계를 위해 막노동, 헬스 트레이너, 시설 관리 등 투잡, 스리잡을 했다. 초등학교 3학년이던 손흥민이 축구를 가르쳐 달라고 청하자, 손씨는 “나처럼 축구하면 안된다. 나와 정반대 시스템으로 지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책 제목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처럼, 손씨는 아들이 16세 될 때까지 정식 경기에 내보내지 않았고, 7년간 기본기를 가르쳤다. 25세 때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단계별 훈련 프로그램을 짰다. 손흥민은 양말 신을 때도, 바지를 입을 때 왼발부터 시작했다. 하루에 오른발 500개, 왼발 500개씩 슈팅을 때린 덕분에 양발잡이가 됐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왼발로 28골이나 넣었다.

손 씨는 손흥민에게 “겸손하라. 네게 주어진 모든 것들은 다 너의 것이 아니다”, “축구보다 사람이 먼저다”고 강조한다. 손씨는 1년에 100권 정도 책을 읽고 그중 30권 정도를 뽑아 밑줄을 치고 손흥민에게 권했다. 손씨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볼보이”라고, 손흥민은 “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이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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