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비꼰 진중권 "李, 어용지식인이 섬기는 새 수령 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라"고 직격했다. 정치비판 중단을 선언했던 유 전 이사장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옹호한 데 대한 비판이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李 감싼 유시민, 이를 비판한 진중권

진 전 교수는 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이 담긴 언론 보도를 소개하며 이같이 비판하면서 "조국 사태 비판하던 사람들에게 집단 린치를 가하던 사이버 파시스트들을 지휘하던 분이 이제 와서 한다는 소리가 어이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니까 시민들은 조국을 비판하면 안 되고, 이재명은 조국 좀 비판해도 된다? 이재명이 어용지식인이 섬기는 새 수령님이 되셨다"라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가 소개한 기사에는 유 전 이사장이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이 후보의 '조국 비판' 발언에 대해 "이야기도 못 하면 대통령 후보라 할 수 없다"고 두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후보가 조 전 장관 사태에 대해 사과한 일에 대해 일각에서 비판 여론이 나오자, 유 전 이사장이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또 유 전 이사장은 이 후보의 범죄 전력에 대해서도 "고속도로에서만 살살 다니는 페라리 같으면 흠이 없지만 오프로드로 다니는 차는 돌이 튀어서 유리창에 금도 가고 흠이 있다"며 감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유시민 전 이사장과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연달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감염병대응정책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진중권 "李, 기회이성의 화신" 비판

유 전 이사장을 이같이 비판한 진 전 교수는 잠시 뒤 이 후보를 '기회이성의 화신'이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진 전 교수는 이를 '재명학'이라고 이름 짓고, 제1회라고 했다. 이 후보, 유 전 이사장 비판 글을 연속으로 올릴 것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진 전 교수는 이성은 '원칙이성'과 '기회이성'으로 나뉜다고 설명한 뒤 "원칙이성은 개별사안을 보편적, 객관적 기준에 따라 일관성 있게 판단하고 처리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반면 기회이성은 그런 일관성 없이 그때그때 기준을 바꾸어 개별 사안에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가리킨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원칙이성에 가깝다고 주장하면서도 이 후보에 대해선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제 입장을 180도로 뒤엎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유시민 전 이사장과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연달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기본소득의 재원인 국토보유세 얘기를 꺼냈다가 역시 비판을 받자, '국민들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을 바꾸었다"라며 "그러다가 왜 대표공약을 포기했냐고 비판하면, 또 말을 바꾸어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일관성이 하나도 없다"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앞서 이 후보는 '박근혜 존경' 발언으로 일각에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추후 이 후보는 "존경하는 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안다"고 반응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진 전 교수는 "그의 남다름을 보여준다"고 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지난 4월 정치비평 중단을 선언했다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이 후보에 대한 평가를 한 유 전 이사장을 언급하며 "유시민 이사장의 컴백을 환영한다. 다음 편에서는 그분의 신작 '명비어천가'를 비판하겠다"고 했다. 유 전 이사장의 이 후보 옹호를 '명비어천가'라고 비꼰 말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