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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변이 6개월 무력화" 백신 못맞는 사람 위한 약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1년 12월 아스트라제네카사의 한 근로자가 이부실드 의약품을 포장하고 있다. [AP]

2021년 12월 아스트라제네카사의 한 근로자가 이부실드 의약품을 포장하고 있다. [AP]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아스트라제네카(AZ) 사의 코로나19 장기지속형 항체복합제 ‘이부실드(Evusheld)’의 사용을 긴급승인했다. 면역억제 치료를 받고 있거나 백신 구성요소에 대한 부작용 이력이 있어 백신을 맞지 못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투여할 계획이라 일종의 백신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면역저하자 등 백신 부적격자 대상  

8일(현지시간) 미 FDA는 특정 성인 및 소아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노출 전 예방 용도로 ‘이부실드’의 사용을 긴급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부실드는 2개의 단일항체 주사인 ‘틱사게비맙(tixagevimab)’과 ‘실가비맙(cilgavimab)’을 연이어 접종하는 것을 1회 투여로 인정한다. 효과는 6개월간 유지된다.

대상은 기저질환이나 면역억제제 복용으로 인해 중등도-중증의 면역 저하가 있으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에도 면역력이 적절한 수준에 이르지 못할 수 있는 성인 및 청소년(12세 이상, 체중 40kg 이상)이다. 또 백신 구성요소에 대한 심각한 부작용 이력이 있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권장되지 않는 사람들도 포함됐다. 이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상태여야 하며 최근 감염자와 접촉한 이력도 없어야 한다. 다만 FDA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권장되는 사람의 경우 이부실드가 백신 접종을 대체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 발병 위험 77% 감소…6개월 유지

이부실드 [연합뉴스]

이부실드 [연합뉴스]

FDA가 긴급사용승인의 근거로 제시한 건 이부실드의 3상 연구(PROVENT) 결과다. 1차 분석 결과 이부실드를 접종받은 사람들이 위약 처방을 받은 사람들에 비해 코로나19 발병 위험이 77% 감소했다. 발병 위험 감소는 6개월 동안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FDA는 이부실드 접종 부작용으로 아나필락시스(급성 알레르기 반응), 주사 부위 출혈, 두통, 피로, 기침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드물지만, 심근경색이나 심부전 같은 심각한 부작용도 나타났는데 이 경우 참가자들이 임상시험 참가 전 심장 또는 심혈관 질환 병력에 대한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어 이부실드가 이를 유발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변이에도 효과…오미크론은 확인 중

AZ사는 미국에 있는 약 700만명의 면역저하자가 이부실드를 통해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는 혈액암 환자나 투석 환자, 장기 이식 후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 류머티즘성 관절염 등으로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사람들이 포함됐다. AZ의 메네 팡갈로스(Mene Pangalos) 바이오의약품 R&D 총괄 부사장은 “바이러스 노출 이전에 코로나19 증상을 예방하고 1회 투여만으로 보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최초의 항체복합제를 미국에서 승인받았다”며 “이부실드는 현재까지 알려진 기존의 모든 코로나19 변이를 무력화했으며,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부실드와 관련해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국에서도 식약처 허가가 나온다면 암 환자 등 백신을 못 맞는 이들에게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투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백신의 경우 몸 안에서 직접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성하는 원리라면 이부실드는 실험실에서 항체를 직접 만든 뒤 이를 몸 안에 넣어주는 원리”라며 “백신 접종 후 항체가 생기는 데 시간이 걸리는 반면 이부실드는 곧장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백신의 경우 기억 T-세포가 남아있어 장기적으로 중증 예방 효과가 이어지는데 이부실드의 경우 6개월이 지나 항체가 없어진다”며 “주기적으로 접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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