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에게 야구보다 어려운 건?

중앙일보

입력 2021.12.0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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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021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특별상을 수상한 류현진. 요즘 육아에 한창이다. [사진 일간스포츠]

2021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특별상을 수상한 류현진. 요즘 육아에 한창이다. [사진 일간스포츠]

“모든 부모님은 대단하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호령한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야구보다 어려운 게 생겼다. 육아다. 그는 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1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요즘 딸과 시간을 많이 보낸다. 빨리 야구를 시작해야 덜 힘들 것 같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류현진은 2018년 스포츠 아나운서 출신인 배지현(34)씨와 결혼해 지난해 첫 딸을 얻었다. 하지만 올해 가족을 한국에 남겨둔 채 타지에서 홀로 지냈다. 토론토 선수단이 시즌 중반까지 캐나다에 입성하지 못하고 미국에서 떠돌이 생활을 한 탓이다. 지난 10월 귀국한 뒤에야 모처럼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얻었다. 그 사이 딸은 “너무 뛰어다녀서 따라잡기 힘들 만큼” 컸다. ‘아빠 류현진’도 본격적으로 육아 전쟁에 뛰어들었다.

말로는 육아의 고충을 토로하지만, 류현진의 가족 사랑은 지극하기로 유명하다. 평소 아내나 딸에 대해 말을 아끼는 이유도 가족만큼은 외부의 불필요한 관심으로부터 보호하고 싶어서다. 다행히 다음 시즌에는 토론토 이적 3년 만에 온 가족이 캐나다에 둥지를 틀 수 있게 됐다. 그는 “내년에는 가족과 함께 출국할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했다. LA 다저스 시절인 2013년과 2014년, 2019년에 이어 네 번째로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을 해냈다. 다만 시즌 후반 부진한 탓에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올라갔다. 두 자릿수 패배를 기록한 것도 빅리그 진출 9년 만에 처음이었다. 류현진은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른 데에 만족하고 있다”면서도 “평균자책점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 시즌 초반엔 괜찮았는데, 중반 이후 실투도 많았고 제구력도 떨어져서 대량 실점 경기가 늘었다”고 돌이켰다.

시행착오를 줄일 방법은 ‘더 철저한’ 준비뿐이다. 류현진은 지난달 중순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54K SPORTS 야구전문센터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사흘간 강도 높은 훈련을 한 뒤 하루 쉬는 일정이다.

그는 “내년 1월 말까지 한국에서 개인 훈련을 한 뒤 미국 플로리다주로 건너가 따뜻한 곳에서 스프링캠프를 준비할 계획”이라며 “지난 시즌에 느낀 부족한 점을 채우는 데 중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 몸 상태도 좋고, 과정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류현진은 늘 승수보다 평균자책점과 투구 이닝에 신경을 쓴다. “최소한의 점수를 주고 최대한 오래 버티는 것”이 선발 투수의 임무라고 여겨서다. 부동의 에이스였던 올 시즌 초반에도 그랬고, 3선발로 평가받는 내년 시즌에도 달라질 건 없다.

류현진은 “우리 팀 모든 투수가 잘하면 당연히 더 좋다. 던지는 순서는 내게 큰 의미가 없다”며 “에이스라고 해서 부담이 큰 것도 아니고, 좋은 투수(케빈 가우스먼)가 와서 팀 성적이 올라간다면 동료로서 고맙고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지금 그는 그저 “내년엔 올해보다 나은 평균자책점을 올리고, 선발 투수로서 최소 30경기에 등판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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