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리지널홈갤러리의 성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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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미술시장은 정말 뜨거웠다.

전국 각지의 아트페어에서 완판 소식이 들려왔으며 내년에는 세계적인 프리즈 아트 페어가 국내 진출한다. 이런 축제적 분위기 속에 드디어 국내 미술 시장도 미국과 영국의 흐름에 올라타 견고한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한발짝 더 들어가보면, 불안한 마음과 경계의 시선도 있다. 아직 국내의 많은 갤러리들이 연간 작품 판매 실적 10건 이하라는 통계가 있다. 사실 국내 갤러리들은 작품을 ‘판매’한다기 보다는 ‘전시’ 단계에 머무른 경우가 많고 예술품을 적극적 마케팅으로 판매한다는 것 자체를 불편하게, 불필요하게, 그리고 버거운 행위로 여기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쇼핑몰의 방문자 대비 구매율이 0.5%라는 통계가 있다. 1000명이 방문하면 5명이 겨우 구입한다는 것이다. 쇼핑몰들이 마케팅에 얼마나 전력을 쏟아붓는지 생각하면 판매 비즈니스가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 디오리지널홈갤러리라는 신생 스타트업 갤러리가 일을 냈다. 구매전환율을 일반 커머스 대비 32배 달성, 즉 방문객의 16%가 작품을 구매한 성과를 이룬 것이다. 16%가 구매경험을 했다는 것은 실로 온오프라인 비즈니스를 통틀어 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고무적인 성과이다. 디오리지널홈갤러리는 건설사와 독점계약을 맺고 분당 판교와 서울 개포 지역에서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미술품 소개를 시작한 업체로, 기존의 갤러리와는 여러 면에서 접근 방식을 달리했다.

먼저 폐쇄적이고 장벽이 높은, 또 하나의 기존 갤러리를 오픈한 것이 아닌, 주민 생활 공간에 접근성 좋게 이동식으로 특수 제작된 갤러리를 선보여 시각적인 신선함을 주었다. 접근성이야말로 오프라인 비즈니스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무엇보다 핵심적인 것은 국내외 특허출원 중인 디오리지널홈갤러리의 5단계 지능형 갤러리 시스템이다. 고객이 갤러리를 방문하는 것부터 구매를 하기까지의 과정을 세분화하고 수치화해서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시스템이다. 고객의 취향과 심리까지 파악해서 고객이 최대의 만족을 얻고 최적의 작품을 선택하는 데에 도움을 주며 작품 체험까지 가능하게 해 미술작품에도 마케팅이 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시스템의 바탕은 선진 미용경영을 국내 최초 도입하고 미용대학에서 이를 학문화해 수많은 미용인들을 가르친 전익관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미술작품도 엄연한 상품이고, 상품이라면 올바른 마케팅을 통한 판매 제고가 당연히 가능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이 경험과 축적된 데이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빅데이터로 활용될 것이다.

이 서비스는 아파트 신규 입주민을 타겟으로 해서 건설사와 협력을 이끌어내고, 최적의 접근을 위한 이동식 갤러리를 준비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인지도가 부쩍 높아진 작가도 등장했으며, 이미 작가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나서 부러운 시선을 받고 있는 중이다.

디오리지널홈갤러리는 미술을 모르고 관심이 없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즉 이 기업의 성장 가능성은 미술 시장의 사이즈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국내 유통업의 사이즈로 확대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이미 선보인 것이다. 이런 새로운 시각을 바탕으로 이 스타트업이 미술계를 깜짝 놀라게 할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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