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막은 전라도, 홍어는 충청도서 제물로…디지털로 구현한 '종가(宗家)제례'

중앙일보

입력 2021.12.03 11:01

종가 전통제례 문화를 디지털화해 구현한 '종가제례음식 아카이브'. 자료 한국국학진흥원

종가 전통제례 문화를 디지털화해 구현한 '종가제례음식 아카이브'. 자료 한국국학진흥원

우리나라에는 불천위(不遷位·큰 공훈이 있어 영원히 사당에 모시기를 나라에서 허락한 신위) 제사를 지내는 종가(宗家)가 490여곳이 있다. 퇴계 이황, 백사 이항복, 오재 이탕, 사계 김장생 선생 집안 같은 곳이다. 이들 종가는 같은 불천위 제사를 지내지만, 학문적·사상적 배경, 지리적 위치에 따라 제례 음식과 내림 음식, 상차림 등이 모두 다르다.

한국국학진흥원이 MZ(밀레니얼·Z)세대에게는 다소 낯선 제례음식 등 우리나라 종가의 전통 제례 문화를 '디지털'로 구현했다.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3일 "내주(12월 7일) '종가 제례음식 아카이브'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디지털로 구현한 종가들의 제례 문화를 공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종가 제례음식 아카이브에는 사진·영상·그래픽 등으로 전국 주요 100개 종가의 제례 문화 자료가 올려져있다.

우선 '종가정보'를 누르면 전국 종가별 제례 개요와 절차, 역사적 배경, 제물 정보 등이 사진과 함께 나온다.

종가 전통제례 문화를 디지털화해 구현한 '종가제례음식 아카이브'. 자료 한국국학진흥원

종가 전통제례 문화를 디지털화해 구현한 '종가제례음식 아카이브'. 자료 한국국학진흥원

예를 들어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우계 성혼 선생 종가는 육적 7㎝, 계적 10㎝, 어적 5㎝ 높이로 쌓아 제사상에 올린다고 돼 있다. 하지만 전남 해남에 위치한 여초은 윤효정 선생 종가는 제물로 쓰는 어적 등의 높이는 따로 정하지 않고, 만두를 특이 제물로 사용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인포그래픽(Infographics)으로 만든 '제물분포지도'도 탑재돼 있다. 가자미·낙지 같은 제물을 클릭하면 지도에 지역 종가별 사용처가 표시된다. 이에 따르면 가오리는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 종가들이 제물로 주로 쓰지만, 경기도와 충청도 종가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나온다. 꼬막은 전라도 종가들만 주로 사용하고, 상어는 경상도와 전라도 종가들만 쓴다. 반면 도미는 충청도를 제외하곤 전국 종가 대부분이 쓴다. 조기도 전국 종가들이 선호하는 제물이다.

종가 전통제례 문화를 디지털화해 구현한 '종가제례음식 아카이브'. 자료 한국국학진흥원

종가 전통제례 문화를 디지털화해 구현한 '종가제례음식 아카이브'. 자료 한국국학진흥원

종가 별 내림 음식도 눈길을 끈다. 경북 영덕에 위치한 청신재 박의장 선생 종가는 '수수풀데기'라는 내림 음식이 있다. 수수풀데기는 수수를 곱게 갈아 죽을 쑤어 끊이고, 다시 찹쌀 경단을 넣어 끓인 일종의 죽이다.

전남 담양에 위치한 미암 류희춘 선생 종가는 땡감을 따서 솥에 넣고 삶아 거른 뒤 찹쌀가루를 넣어 버무려 만든 떡과 죽의 중간 형태인 감단자를, 대전 동춘당 송준길 종가는 국화주와 두텁떡이 대표적인 내림 음식이다.

이밖에 아카이브에는 전국 종가별 사당 모습, 불천위 제사를 지내는 모습 등이 영상으로 구현돼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번 종가 제례문화 관련한 디지털 구현을 위해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전국 종가별 불천위 제사를 연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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