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사진)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 패싱’ 논란 속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부산을 찾은 가운데, 부산의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기습 방문했다. 장 의원은 윤석열 대선 후보의 측근으로, 최근 윤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이 갈등을 일으키는 '익명 인터뷰'를 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국민의힘 당대표실은 1일 이 대표가 부산 사상구 지역구 사무실을 격려차 방문해, 당원 증감 추이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는 이 대표와 지역구 사무실 직원들이 장 의원 사진 앞에서 함께 웃고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총 사진 6매 가운데 4매에서 장 의원 얼굴이 등장한다. 또 이 대표가 ‘국민의힘 장제원 국회의원 사무소’라는 팻말이 적힌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사진도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장 의원에게 비공식적으로 경고를 날리던 이 대표가 장 의원을 공개 저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익명의 언론 인터뷰로 김 전 위원장을 자극하는 윤 후보 측근에 대해 경고하며 "누구인지 저는 알고 있다. 적당히 하라고 말씀드린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라디오 방송에서도 장 의원이 아들의 음주운전 논란으로 자리에서 물러나 ‘백의종군’ 하겠다고 선언한 후에도 당사에서 회의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어머나, 굉장히 놀라운 일이네요"라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같은 날 오후에는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익명의 윤석열 캠프 핵심 관계자'가 등장하는 언론 기사를 공유하고, "익명 인터뷰 하고 다니는 그분, 이제 대놓고 공작질을 하고 다니는 군요"라고 정조준 했다.
이 대표는 결국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 "^_^p"라는 글을 남기고 공식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이 대표는 이후 비밀리에 부산으로 이동했으며,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부산 해운대에서 단 둘이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