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예측 불가능성, 제일 싫다" 참모들에 뼈 있는 말 던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1.11.30 05:00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예측 불가능성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최근 내부 회의에서 참모들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윤 후보가 정책 설계나 정치 일정 등을 논의하면서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일해야 국민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윤 후보 측 인사는 2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론에 휘둘리듯 단발성 정책을 남발할 게 아니라 상식적인 범위 안에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정적인 정책 운용을 해야 한다는 것이 윤 후보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는 여론에 따라 엉터리 정책을 남발했는데, 이와 반대로 예측 가능한 합리적인 사회가 돼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지고 사회 구성원 역시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상식과 법치 확립이 시급하다"는 논리라고 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실제로 윤 후보는 최근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강조하는 듯한 발언을 자주 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안정되고 예측 가능한 집값으로 필요할 때 용이하게 취득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또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도 “여론이 안 좋으니 '최고 부자에만 세금을 매길 테니걱정 마라' 이런 식으로 여론에 휘청대는 정책 변경은 안 된다”고 했다.

 지난 12일 미국 방한단을 접견한 자리에선 “저는 규범에 입각한 국제 질서와 국가 간 외교에서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고 있다”고 했고, 같은 날 외신기자들을 만나선 “예측 가능한 대북정책을 통해 주종관계로 전락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윤 후보 주변에선 "상황에 따라 정책적 입장이 수시로 바뀌고, 기본소득과 부동산 정책 대변화를 주장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차별화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래서 캠프 내에선 "예측 가능한 윤석열, 예측가능한 사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는 게 어떠냐” 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한편 '예측 가능한 윤석열' 전략에 대해 정치권에선 "자기 자신의 약점을 커버하기 위한 공세적 수비 전략"이란 분석도 있다. 먼저 거론되는 건 경제계의 불안이다. 윤 후보를 두고는 재계 일각에선 "정책이나 행정 경험이 있는 이 후보에 비해 검찰총장 출신인 윤 후보가 예측 가능성 측면에선 오히려 더 불안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를 윤 후보 입장에선 이런 불안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세종 어진동 밀마루전망대를 방문해 김병준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아파트 단지 등 세종시 전경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세종 어진동 밀마루전망대를 방문해 김병준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아파트 단지 등 세종시 전경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윤 후보는 최근 즉흥 발언을 줄이며 안정감을 드러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두환 공과 발언’ 사과를 위해 지난 10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았을 때도 윤 후보는 원고를 품에서 꺼내 그대로 읽었다. 예정에 없이 마이크를 잡는 빈도도 줄었다.

당 선대위 인선 등을 두고도 윤 후보는 내부회의에서 “정해진 일정대로 예측 가능한 행보를 해야 한다. 정치인이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 식의 불안감을 국민께 주면 곤란하다”고 말했다고 윤 후보 측 인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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