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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에 '대면 외교' 초비상…평화장관회의·한-아프리카포럼 '직격탄'

중앙일보

입력

최근 13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함에 따라 세계 각국의 방역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오미크론 확산의 여파로 29일 방호복과 페이스쉴드를 착용한 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해외 입국자들의 모습. 뉴스1

최근 13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함에 따라 세계 각국의 방역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오미크론 확산의 여파로 29일 방호복과 페이스쉴드를 착용한 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해외 입국자들의 모습. 뉴스1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과 함께 모처럼 재개될 예정이었던 정부의 대면 외교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국내 신규 확진자가 연일 4000명대를 기록하는 데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국제적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정부가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해 취한 아프리카 8개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가 유럽·아시아 등으로 확대할 경우 각국 인사를 초청하는 대면 외교 행사는 진행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

오미크론 입국제한, 한-아프리카 포럼에 '불똥'   

오미크론 확산과 관련한 정부의 아프리카 8개국 입국 제한 조치로 다음달 9~10일 예정된 한-아프리카 포럼 개최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말라위가 입국 제한 대상 국가에 포함되며 초청 대상자인 해당국 외교장관의 행사 참석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한-아프리카 포럼 홈페이지 캡처]

오미크론 확산과 관련한 정부의 아프리카 8개국 입국 제한 조치로 다음달 9~10일 예정된 한-아프리카 포럼 개최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말라위가 입국 제한 대상 국가에 포함되며 초청 대상자인 해당국 외교장관의 행사 참석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한-아프리카 포럼 홈페이지 캡처]

당장 다음달 9~1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예정된 한-아프리카 포럼이 직격탄을 맞았다. 당초 아프리카 국가들의 외교장관들을 대거 초청했는데, 이 중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말라위 외교장관이 입국 제한 조치 대상인 8개국에 속한다. 현 조치를 그대로 적용하면 이들의 행사 참석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다행히 29일 현재 기준으로 행사에 초청된 나머지 11개국의 외교장관의 입국에는 제한이 없다. 하지만 지난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입국 제한 등 방역강화국가) 대상을 확대 또는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입국 제한이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참석 가능성이 작아진 남아공은 아프리카연합(AU) 간사국, 말라위는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의장국이다. 이들이 불참시 행사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포럼이 당장 다음 주로 예정된 상황인 만큼 질병관리청, 방대본 등과 긴급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행사 자체를 취소하는 방안과 화상으로 진행하는 방안 등 여러 시나리오를 설계해 방역 상황에 맞춰 대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대 규모 대면 행사, PKO 장관회의도 '제동' 

유엔 평화유지장관회의는 총 150여개국의 외교국방 장관 등 고위급 인사와 국제기구 대표 등이 참석하는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의 대면 다자회의다. 이에 따라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가 확대될 경우 행사 개최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9월 PKO장관회의 준비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정의용(왼쪽)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자관. [뉴스1]

유엔 평화유지장관회의는 총 150여개국의 외교국방 장관 등 고위급 인사와 국제기구 대표 등이 참석하는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의 대면 다자회의다. 이에 따라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가 확대될 경우 행사 개최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9월 PKO장관회의 준비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정의용(왼쪽)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자관. [뉴스1]

다음 달 7~8일 그랜드하얏트 호텔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하는 유엔 평화유지(PKO) 장관회의 역시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PKO장관회의는 150여개국의 외교·국방 장관을 비롯한 각국 최고위급 인사와 국제기구 대표 등 13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PKO 장관회의를 개최하는 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대면 외교행사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외교부·국방부 등 범정부 PKO장관회의 준비기획단은 이미 각국의 초청 대상자를 확정하고 회의 개최를 위한 막판 점검을 벌이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초청 대상자 중 입국이 제한된 아프리카 8개국 장관의 경우 사실상 행사 참석이 어렵게 됐다. 더구나 향후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방역 강화 조치의 강도와 범위 등을 예상할 수 없다는 점에서 준비기획단은 행사 준비에 곤혹을 겪고 있다.  

日 "외국인 신규 입국 불허"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29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29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당장 일본만 하더라도 오는 30일 0시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시행한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한 긴급 피난적 예방조치를 시행한다”며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불허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간 일본이 예외적으로 허용해왔던 사업 목적의 단기 체류자나 유학생 등도 입국을 전면 불허하는 사실상의 국경 봉쇄인데, 일본의 이런 방역조치는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KO장관회의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고 변수가 많은 만큼 정부의 지침과 대책에 따라 행사 준비에 일정 부분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대한 빨리 긴급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주말부터 계속 질병청 등과 릴레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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