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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고, 서울 첫 '공영형 사립학교' 선정…4년간 12억 지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은평구 충암고등학교가 서울시교육청의 첫 공영형 사립학교가 됐다. 사진은 지난 8월 대통령배 전국교고야구대회에서 충암고 선수들이 우승해 환호하고 있는 모습. 김성룡 기자

서울 은평구 충암고등학교가 서울시교육청의 첫 공영형 사립학교가 됐다. 사진은 지난 8월 대통령배 전국교고야구대회에서 충암고 선수들이 우승해 환호하고 있는 모습. 김성룡 기자

서울의 사립고인 충암고등학교가 다음 달 1일부터 '공영형 사립학교'로 바뀐다.

서울시교육청은 28일 "사립학교 혁신모델인 공영형 사립학교를 시범 운영할 학교로 충암고등학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공영형 사립학교는 학교의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구성에 있어 교육청의 관여를 받지만, 교육청으로부터 재정 지원도 많이 받는 방식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충암고에서 처음 시도하는 모델이다.

교육청이 이사회 구성하고 12억원 지원

앞으로 충암고의 감사 1명과 이사 중 상당수(1/3 이상 1/2 미만)는 서울시교육청이 추천한 사람이 맡게 된다. 대신 충암고는 교육청으로부터 매년 환경개선비(2억5000만원)와 특색사업비(5000만원)로 3억원씩을 받는다. 2024년까지 4년간 운영할 계획인데, 2년 후 중간평가를 통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사립학교 재단 이사회는 교장·교원 인사를 결정하고 예결산·학교 재산 관리를 하는 등 사실상 학교 운영 전체에 관여할 수 있는데 그 관여 정도가 지나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갈 경우 교권을 침해하거나 비리가 벌어지는 일이 많았다.

충암고도 2015년 '급식 비리'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곳이다. 당시 교감이 급식비 미납 학생들에게 폭언했다는 사건을 시작으로 서울시교육청에서 급식 운영 감사에 나섰고 식자재 비용 횡령, 배송용역비 허위청구 등 부정이 발견됐다. 하지만 충암학원은 교육청의 감사 처분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교육청은 2017년 임원 전원에 대한 승인을 취소했다. 이후 임시이사체제가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충암고 이사진은 지난해 7월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선임한 이들이다.

신청은 1곳만…충암고 外 공영형 사립학교 나올까 

서울시교육청은 학교법인 임원 일부를 교육청 사람으로 앉히면 의사결정 체제의 공공성이 높아져 비리를 예방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서울시교육청은 충암고를 시작으로 서울에 더 많은 공영형 사립학교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사립학교들은 '공영형 사립학교'가 되고 싶지 않아 한다. 이번 공고에서도 충암고 외에는 신청한 학교가 없었다. 서울시교육청은 당초 2개 학교를 시범운영 학교로 선정하려 했으나 충암고 한 곳만 운영하게 됐다. 올 초부터 선정 공고를 두 차례에 걸쳐 냈지만 신청한 학교가 더는 없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문재인 정부에서 공영형 사립대학 모델로 사학의 공공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서울에서 공영형 사립유치원에 이어 공영형 사립학교 출범으로 꽃피웠다"며 "충암학원에 감사하며 서울시교육청도 적극 지원해 사학의 공공적 운영모델 정립을 위한 시도가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충암고등학교는

충암고는 1969년 개교한 일반계 사립 고등학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 학교의 8회 졸업생이다. 사진은 윤 후보의 고교 시절 사진으로 동문들로부터 입수했다. 김기정 기자

충암고는 1969년 개교한 일반계 사립 고등학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 학교의 8회 졸업생이다. 사진은 윤 후보의 고교 시절 사진으로 동문들로부터 입수했다. 김기정 기자

서울시 은평구 응암동에 위치한 남자고등학교로 야구부와 바둑부가 유명하다. 전교생은 1000여명 규모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모교이기도 해 주식 시장에서는 충암고 출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가 '윤석열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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