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찾은 이재명 “호남 없으면 민주당도 미래도 없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1.11.27 00:20

업데이트 2021.11.2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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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4호 04면

“호남이 없으면 민주당도 없다. 호남이 없으면 이 나라 민주주의와 개혁과 미래도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6일 전남 목포시 동부시장 연설에서 이 말을 수차례 반복해서 외쳤다. 3박 4일간 광주·전남 지역 민생 탐방 투어에 나선 이 후보는 이날 첫 일정으로 동부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라는 이순신 장군의 말을 인용하며 “호남은 우리 역사를 통틀어 억압받고 힘들어하면서도 나라를 받쳐온 민중들의 본거지”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민심을 향한 이 후보의 구애는 20분 넘게 계속됐다. 그는 “호남의 희생과 헌신 덕에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튼튼하게 뿌리내렸다. 그래서 우리 민주당은 호남에 큰 빚을 지고 있다”며 “하지만 민주당이 안타깝게도 호남이 명령한 개혁 정신을 제대로 다 실천하지 못했다.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속도감 있게 할 일을 하겠다. 발목을 잡으면 발목을 잡은 손을 차고 앞으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로 소리 높여 말하던 그는 “호남이 없으면 민주당이 없다. 여러분이 도와주십시오”라는 거듭된 호소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 후보는 연설에 앞서 시장 곳곳을 돌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꽈배기·수산물·통닭 등을 지역 화폐로 구매하고 시민들이 건네는 탄원서도 받았다. 시민들과 취재진·유튜버 등이 뒤섞인 인파 때문에 100m를 걷는 데 1시간 가까이 소요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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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후보는 전남 신안군에 위치한 응급 의료 전용 헬기(닥터헬기) 계류장을 찾아 주민들 의견을 청취했다. 이 후보는 “정말 사람 목숨을 귀하게 여기는 사회를 위해서라면 돈이 좀 들더라도 후송 헬기 공급을 확충해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는 나라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닥터헬기를 마치 택시처럼 이용하는 분들도 간혹 있다’는 의료진 말을 듣고는 “명백하게 불필요하게 출동시킨 경우에는 비용을 물리는 규정을 만들겠다”며 즉석에서 해결책도 제안했다.

지난 23일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을 고리로 국민의힘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 후보는 목포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진행한 유튜브 생방송에선 국민의힘을 향해 “요새 저에게 온갖 음해를 하면서 권력을 가져보겠다는 집단이 있지 않나. 그 집단이 사실상 전두환의 후예”라고 주장했다. 동부시장 연설에선 국민의힘을 “과거로 되돌아가려는 무능하고 무지한 세력” “복수혈전에 미쳐있는 세력”이라고 칭했다. 지난 25일 밤엔 5·18 유공자인 고 이광영씨 빈소를 조문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약속했다.

조문 일정까지 합하면 이 후보의 이번 광주·전남 방문은 사실상 4박 5일 일정이다. 앞서 2박 3일씩이었던 부산·울산·경남과 충청권 일정보다 기간이 늘었다. ‘집토끼’ 붙들기 총력전에 나섰다는 게 당 안팎의 공통된 분석이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추진단장인 천준호 의원은 “나흘간 총 이동 거리가 1300여㎞에 달하는 강행군”이라며 “광주·전남의 모든 지역구를 빠짐없이 방문해 구석구석 민심을 듣고 소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전통적 텃밭인 호남에 이토록 공을 들이는 것은 민주당 고정 지지층의 마음을 확실히 잡아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사가 지난 22~24일 실시한 전국 지표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60%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10%)보다 압도적 우위였다. 하지만 호남에서도 ‘지지 유보층’이 25%에 달해 이 후보가 호남 민심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이 후보가 이날 동교동계 인사들과 호남 출신 전직 의원들의 합류 문제를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대철·정동영·천정배 전 의원 등에게 복당 의사를 타진했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언젠가 시점을 정해 벌점이나 제재·제한 등을 다 없애고 모두가 합류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며 “민주·개혁 진영의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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