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위 ‘원톱’ 김병준…이준석 “총괄 관리 맡길 것”

중앙선데이

입력 2021.11.27 00:20

업데이트 2021.11.27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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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4호 05면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에 선임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총괄선대위원장 수락 여부를 놓고 20일 넘게 이어진 ‘윤석열-김종인’ 소모전의 중심에 그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선대위 원톱’ 수락 조건으로 김병준 전 위원장의 자진 사퇴나 보직 변경을 요구해왔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김병준 전 위원장은 26일 “선대위 상임위원장직을 수락하고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윤석열 후보가 지난 22일 최고위에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등 선대위 인선안을 발표한 지 나흘 만에 나온 첫 공식 입장이었다. 그의 발언 직후 윤 후보도 “앞으로 (김병준 전 위원장의) 역할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종인과 김병준 모두 소중하다면 솔로몬의 재판이 되는 것이다.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윤 후보는 결국 ‘김종인’ 대신 ‘김병준’을 택한 모양새다.

이날 김병준 전 위원장의 국민의힘 당사 방문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사전 공지 없이 이날 아침에서야 윤 후보와의 면담 일정이 알려지자 당 주변에선 “김종인 입성을 위해 그가 사퇴를 선언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았다. 하지만 윤 후보와 20여 분간 비공개 면담을 마친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임선대위원장 수락 의사를 밝히며 “내일부터라도 당장 여기 마련된 상임위원장실에 나와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뭐든 다 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승리해도) 선출직과 임명직은 일절 맡지 않겠다”며 선대위 리더로서 대선 승리에만 전념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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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임명에 반대하는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해서는 “다 잘되는 줄 알았는데 결과가 다른 방향으로 가서 좀 당혹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선거가 하루가 급한데 그냥 있을 순 없다. 더는 이(김종인) 이슈에 묶여 아무것도 못 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없는 윤석열 선대위에서는 김병준 전 위원장이 사실상 원톱 역할을 맡게 된다.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게 된 이 대표도 이날 “총괄 관리는 김병준 전 위원장께 최대한 많이 맡길 것”이라며 “사실상 김병준 전 위원장을 원톱으로 모시는 체제로 선대위가 운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아직 반전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관측도 없진 않다.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도 이날 “김종인 전 위원장을 모셔오는 작전을 펴겠다. 그 방법은 비밀”이라며 막판 합류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당 내부는 이미 “김종인 전 위원장과 결별할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거나 “윤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에 계속 끌려다니면 그가 상왕이 되고 대선후보는 우스워질 것”이라며 결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기류도 다르지 않다. 이날 광화문 사무실에 출근한 그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묻지 마라. 맘대로 생각하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추후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예단하긴 힘들지만 당을 온통 흔들어댔던 윤석열-김종인 간 ‘희대의 밀고 당기기’는 일단 결렬로 치닫는 분위기다.

이날 윤석열 선대위엔 또 다른 뇌관도 등장했다. 자녀 채용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의원이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에 임명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면서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국정감사 때 이석채 당시 KT 회장의 증인 채택을 무마하는 대가로 자신의 딸을 KT 정규직으로 채용하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2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2030세대에 대한 도발이자 모욕”이란 민주당의 파상공세 속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채용 비리 인사를 캠프에 앉혀 놓고, 아주 잘하고 있다”며 비판에 가세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확정판결이 나기 전이라 유무죄를 알 수 없다. 대법원 유죄가 확정되면 당장에라도 그만둬야 하지만 그 전에는 그만둘지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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