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폴인인사이트]나이키 한정판 사듯 NFT 아트 사는 MZ세대, 왜?

중앙일보

입력

폴인인사이트’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Editor's Note

전 세계의 돈이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특히 미술 시장에서 NFT와의 접목이 활발합니다. 지난 3월 세계 최대 경매소 크리스티에서 작가 '비플(Beeple)'의 '매일:첫 5000일'이란 작품이 6943만달러(약 790억원)에 낙찰됐습니다. 현존 예술가 중 세 번째로 높은 경매가입니다. 국내에서도 작가 '미상'의 작품이 NFT아트 플랫폼 ‘슈퍼레어’에서 200이더(약 5억3781만원)에 판매됐습니다. 관련 서비스도 속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 X',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미술품 경매사서울옥션블루의 관계사인 'XXBLUE' 등이 NFT 아트 거래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NFT는 미술 시장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요. 20년간 미술 현장에서 일해온 주연화 아라리오 갤러리 총괄디렉터 겸 홍익대 부교수를 만나 물어봤습니다.

※ 이 기사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이 발행한 “지금 NFT 아트 새로운 판이 열린다”의 2화 중 일부입니다.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시가 처음으로 올린 트윗 [트위터 화면 캡쳐]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시가 처음으로 올린 트윗 [트위터 화면 캡쳐]

트위터의 CEO인 잭 도시(Jack Patrick Dorsey)가 가장 처음 트위터에 올린 트윗입니다. 저는 이 화면을 캡쳐해 PPT에 첨부했어요. 이렇게 복사하고 붙여넣는 행위는 하루에도 수만 건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잭 도시는 이 화면을 NFT로 만들어 NFT 시장에서 판매했어요. 그리고 이 이미지는 290만 달러, 한화로 약 32억원에 판매됐죠. 이런 현상들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어요.

럭비 선수인 롭 그론카우스키는 자신의 경기 중 하이라이트 장면만 모아 디지털 카드를 만들었는데요. 이 카드는 160만 달러인 18억에 거래됐어요. 패리스 힐튼이 한 여성 작가와 협업을 해 만든 NFT 작품은 1만 달러, 100만 달러에도 거래가 되기도 했죠.

롭 그론 카우스키의 디지털 카드(왼쪽)와 패리스 힐튼이 협업해 만든 NFT 아트 작품. [Gronknft.com,niftygateway.com 화면 캡쳐]

롭 그론 카우스키의 디지털 카드(왼쪽)와 패리스 힐튼이 협업해 만든 NFT 아트 작품. [Gronknft.com,niftygateway.com 화면 캡쳐]

어떻게 디지털 이미지가 고가로 판매될 수 있는 걸까요? 이런 이미지는 온라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데다, 저는 이를 손쉽게 복사하고 붙여넣어 PPT에 옮겨 담았는데 말이죠. 그건 예술 작품에 작가가 사인으로서 인증을 한 것과 비슷한 효과 때문입니다.

디지털 파일에 서명함으로써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 Fungible Token)이라는 유일한 무언가가 되는 거죠. 이게 바로 NFT의 개념입니다. 그 디지털 이미지는 파일은 하나밖에 없는 리미티드 에디션이 되는 거죠.

NFT 아트, 기존의 미술 시장과 무엇이 다를까

주연화 아라리오갤러리 총괄디렉터는 ″NFT 아트가 투자의 대상인 건 맞지만, '아트'이기 때문에 '예술'로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폴인

주연화 아라리오갤러리 총괄디렉터는 ″NFT 아트가 투자의 대상인 건 맞지만, '아트'이기 때문에 '예술'로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폴인

① 기존의 컬렉터와 다른 NFT 작품 구매자

그렇다면 누가 NFT 아트를 구매할까요? 미술품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기존의 미술품을 구매하는 컬렉터 중에 NFT 아트를 구매하는 경우는 많이 없습니다. 오히려 IT기술이나 금융 등 전혀 다른 분야에 있는 분들이 NFT 아트의 주 구매층이죠. 공통점을 꼽자면 새로움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는 고객들이죠.

NFT 아트에서 팔리는 작품도 기존 미술 작품과는 다릅니다. 예술성이 강한 작품보다는 일러스트레이션이나 스트릿 아트 같은 작품의 선호도가 높아요. 짧은 영상으로 만든 작품도 인기가 있죠.

② 스토리가 명확한 작품이 팔린다

또 작품의 스토리나 임팩트가 명확한 것들이 판매가 잘 되고 높은 가격을 형성합니다. 비플의 작품도 스토리가 명확하죠. 5000일 동안 매일 모은 이미지라는 스토리도 명확하지만, 더 중요한 지점은 그의 5000개의 이미지가 기존의 통념을 깨는 비판적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무거운 비판이 아닌, 한마디로 "깐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직설적인 태도라는 점이 주목할 지점입니다.

세계 최대 경매소 크리스티에서 거래된 비플의 작품 '매일: 첫 5000일'. [christie’s.com 화면 캡쳐]

세계 최대 경매소 크리스티에서 거래된 비플의 작품 '매일: 첫 5000일'. [christie’s.com 화면 캡쳐]

정치, 사회, 미디어, 대중 문화 등 동시대 상황 전반에 대해 다루는 5000개의 이미지는 동시대의 상황과 현상에 대해 아주 직설적인 코멘트를 날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요. 그의 작품이 얼마에 팔렸는지만 읽을 것이 아니라 그의 작품 한 점 한 점을 살펴보면 우리는 그가 매우 날카로운 비판 의식을 가진 창작자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비판 의식을 공유하는 모든 사람들은 비플의 작품을 좋아할 수밖에 없죠.

③ '첫 번째 에디션'을 원하는 구매자들

선호하는 에디션도 기존의 미술시장과 다른 부분입니다. 마지막 에디션을 선호하는 기존의 미술시장과 달리 NFT 아트에서는 첫 번째 에디션을 갖고 싶어하죠. 그래서 가격도 첫번째 에디션이 가장 높습니다.

얼마 전 카카오 클립스에서 작품 한 점을 구입하려고 했는데요. 1분도 안 되어 매진됐어요. 저는 이걸 보고 나이키 한정판 스니커즈를 구입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매장 앞에서 기다리다가 첫 번째로 매장에 들어가 덩크를 구입하고 인증샷을 찍잖아요.

그 장면이 좋아하는 NFT 아티스트의 작품이 뜨면 첫 번째 에디션을 구입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서 기다리는 게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첫 작품을 구매하면, 추후 재판매할 때에도 더 높은 가격을 붙여 판매할 수 있는 점도 비슷한 것 같아요.

카카오 클립스에서 판매된 심래정 작가의 NFT 아트 작품들. [카카오 클립스 화면 캡쳐]

카카오 클립스에서 판매된 심래정 작가의 NFT 아트 작품들. [카카오 클립스 화면 캡쳐]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의 NFT 창작자는 누굴까?

이제 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에서도 NFT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이미지를 찍어 NFT로 만들었는데요. 하나는 미술관이 소유하고, 하나는 판매하는 방식으로 4억원이 넘는 판매 수익을 올렸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의 NFT의 창작자는 그럼 누구일까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아닌 미술관 관장님이었어요. 작품의 원본은 그대로인 것이고, 작품의 이미지, 즉 디지털 이미지의 원본을 NFT화한 것이죠. 영국 브리티시 미술관에서는 The Great Wave라는 호쿠사이 판화의 이미지를 활용해 포스터나 엽서를 만들지 않고, NFT를 만들어 판매했어요.

작가가 예술 작품을 만들면, 그 작품의 사진 이미지는 자동으로 작가에게 귀속되는데 이는 작가 사후 70년까지 보장됩니다. 작가가 작고하면 그 유족에게 저작권이 귀속되죠. 해외 미술관에서 고흐나 세잔 등의 작품 이미지로 엽서나 포스터 등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건, 그 작품의 저작권이 창작자가 아닌 소장가나 소장처인 미술관에 귀속되기 때문이죠. 작고한 지 70년이 지난 작가의 작품을 소장한 미술관은 작품의 이미지를 활용해 저작물을 생산할 수 있고, 누군가 그 이미지를 사용할 경우 저작료를 요청할 수 있어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The Madonna and Child'(왼쪽)와 카추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의 판화 'The Great Wave off Kanagawa'. 러시아 에르미타주 미술관과 영국 브리티시 미술관이 각각 소장하고 있는 원본 작품을 촬영한 이미지를 NFT로 만들어 팔고 있다. ⓒHermitage Museum, ⓒBritish Museum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The Madonna and Child'(왼쪽)와 카추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의 판화 'The Great Wave off Kanagawa'. 러시아 에르미타주 미술관과 영국 브리티시 미술관이 각각 소장하고 있는 원본 작품을 촬영한 이미지를 NFT로 만들어 팔고 있다. ⓒHermitage Museum, ⓒBritish Museum

이런 맥락에서 미술관은 NFT를 접목해 그들이 소장한 작품의 디지털 이미지를 토큰화해서 한정판을 만들 수 있는 거죠. 즉, 미술관은 NFT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한정판 수익 사업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입니다. 명화의 사진(디지털 이미지)에 희소성을 부여해 존재하지 않던 수익원을 만들고 있는 것이죠. 한국에서도 곧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언급했듯 생존 작가들의 작품 불가능하죠. 사후 70년이 지나야만 저작권이 작가에게서 사라지니까요.

뱅크시 작품을 NFT화하면, 원본은 무엇일까?

원본성에 대한 문제는 비플의 작품이 낙찰된 뒤 미술계에서 화두가 됐죠. (후략)

※ 이 기사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이 발행한 “지금 NFT 아트 새로운 판이 열린다”의 2화 중 일부입니다. NFT아트시장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주연화 아라리오갤러리 총괄 디렉터와 폴인 구독자와의 Q&A는 폴인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더 많은 콘텐트를 보고 싶다면

NFT 접목이 가장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미술시장. 주연화 아라리오 갤러리 총괄디렉터가 NFT가 미술 시장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NFT 아트의 현재와 미래 가능성을 알아 보세요.

▶ 지금 ‘폴인’에서 확인해 보세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