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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부르는 美 물가·고용 지표…Fed, 금리 인상에 속도낼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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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미국 플로리다주 엘런턴의 한 쇼핑몰에서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미국 플로리다주 엘런턴의 한 쇼핑몰에서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명분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물가는 치솟지만, 고용은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을 책임져야 하는 Fed도 긴축으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생각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행동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최근 미국 물가는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5.0% 올랐다. 1990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물가 변동 폭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4.1% 상승했다. 90년 12월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6.2%를 기록했다.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PCE 가격지수는 Fed가 물가 상황을 판단할 때 CPI보다 더 신뢰하는 지표다. CPI보다 PCE가 더 광범위한 품목을 집계하고 각 항목의 가중치를 보다 기민하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Fed는 2000년대 들어 참조 물가 지수를 그동안 활용했던 근원 CPI 대신 근원 PCE로 변경했다.

10월 근원 PCE 상승률 4%는 Fed의 물가 관리 목표치(2%)를 배 이상 초과하는 수치다. 지난해 8월 Fed가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도입하며 일정 기간 2% 이상의 물가 상승률을 용인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PCE 상승으로 Fed는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미국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반면 고용은 살아나고 있다. 신규 실업자 규모를 나타내는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줄었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11월 24~2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만9000으로 전주(27만건)보다 7만1000건 줄었다. 1969년 11월 이후 52년 만에 최저치다. 8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20만건 아래로 내려갔다.

미 CNBC 방송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하락은 고용 시장의 꾸준한 개선에도 위기 때 펼쳐온 정책을 유지해온 Fed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개인소비지출액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미국 개인소비지출액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소비도 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지난달 개인소비지출액은 1년 전보다 1.3% 늘었다. PNC 파이낸셜의 거스 포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가 계속 오르는데 가계는 저축한 돈을 계속 쓰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전문가들은 소비지출액 증가가 향후 미국 경제 성장률이 반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고무적 증거로 판단한다”며 “다만 높은 인플레이션이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지명을 받은 제롬 파월(오른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2일 백악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지명을 받은 제롬 파월(오른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2일 백악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오르는 물가, 늘어나는 소비, 살아나는 고용은 ‘데이터를 본 뒤 필요하면 빠르게 긴축 정책을 쓰겠다’는 Fed의 입장에 힘을 실어준다. 이날 공개된 11월 FOMC 회의록에 따르면 FOMC 위원 중 다수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보다 계속 높을 경우 예상보다 빠르게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높이고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Fed는 이번 달 테이퍼링에 들어가 내년 6월 마무리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지표와 Fed 회의록을 감안할 때 12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규모가 매달 300억 달러로 늘면서 내년 3월 테이퍼링이 마무리되고 상반기 중 금리 인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NBC도 “CME 페드워치에선 내년에 금리가 3차례 인상될 확률을 61%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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