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율 컨벤션 효과는 여전할까, 끝난 걸까. 요즘 정치권 안팎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4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머니투데이 의뢰로 22~23일 조사)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은 38.4%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37.1%)를 1.3%포인트 앞섰지만, 오차범위 내였다. 같은 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은 44.1%, 이 후보는 37.0%로 7.1%포인트 차이였다. 윤 후보는 5일 당 후보로 선출된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지만, 업체별로 수치 차이가 꽤 크다.
특히 동일 업체 조사를 놓고 보면 두 후보 간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은 2주 전보다 3.3%포인트 하락하고, 이 후보는 4.7%포인트 상승하면서 지지율 격차가 9.3% 포인트에서 1.3%포인트로 좁혀졌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격차가 2주 전 9.8%포인트에서 이날 7.1%포인트로 2.7%포인트 줄었다.
두 후보를 향한 20대와 30대의 기류도 묘하게 달라지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만 해도 오세훈 시장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며 여권에 비판적이었던 두 세대가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놓곤 온도 차를 보인다. 20대에선 여전히 윤 후보의 지지세가 강하지만, 30대에선 최근 격차가 줄거나 일부 조사에선 이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게 조사되기도 한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후보 30대 지지율은 윤 후보보다 18.0%포인트 높았다. 2주 전 조사(1.3%포인트)보다 16.7%포인트 더 벌어졌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이 42.0%로 이 후보(23.7%)를 크게 앞섰지만, 30대에선 윤 후보 35.1%, 이 후보 29.4%로 상대적으로 격차가 줄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30대는 20·30세대로 한데 묶이기도 하지만, 20대와 40대 사이에 낀 세대이기도 하다”며 “윤 후보 선출 뒤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벌어진 당내 기 싸움을 보고 실망한 30대의 이탈 현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여전히 윤 후보가 강세지만 이 후보의 추격세를 볼 때 안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당 인사는 “여론조사는 엎치락뒤치락하기 마련인데, 모든 조사에서 단 1%포인트 차이라도 윤 후보가 앞선다는 자체가 대세론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선거에 비춰보면 컨벤션 효과는 길어야 한 달을 넘지 않는 게 정석”이라고 말한다. 실제 2012년 대선 당시 중앙일보-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후보 확정 전인 8월 17일 44.1% 지지율로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게 5.1%포인트 차이로 밀렸지만, 확정 뒤인 23일에는 48.4%로 2.6%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이후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면서 한 달 뒤에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안 후보에게 역전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본 선거에선 박 후보가 문 후보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업체별로 각기 다른 지지율 차이보다는 같은 조사에서의 지지율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은 여론조사에 선뜻 응하지 않는 숨은 표심의 향방도 향후 두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