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이나 국경에 미사일 등 軍지원 검토…러 침공 대비"

중앙일보

입력 2021.11.23 15:37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경에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배치할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것을 검토 중이라고 미 CNN 방송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 10만 파병설에 “미국이 거짓선동”

CNN은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역에 군사 고문을 파견하고, ‘치명적인 무기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고려하는 무기로는 재블린 대전차ㆍ대장갑 미사일, 박격포 등에 더해 스팅어 미사일 등 대공 방어 시스템, 러시아산 다목적 헬기 Mi-17 등이 될 수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이 가운데 Mi-17은 미국이 옛 아프가니스탄의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구입한 것이다. 지난 8월 탈레반의 아프간 접수 이후 무기를 재배치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를 우크라이나로 돌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의미다.

2014년 크림 사태의 그림자…긴박한 미국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합병한 크림자치공화국 수도 심페로폴 부근 기지에 배치된 T-72B 탱크 앞을 러시아 병사가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합병한 크림자치공화국 수도 심페로폴 부근 기지에 배치된 T-72B 탱크 앞을 러시아 병사가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미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병력 10만 명을 집결시키고 있으며, 내년 1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이브릴 헤인즈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지난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 동맹국들에게 이 같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가능성에 대해 브리핑했다고 전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두 명의 유럽 고위 외교관들은 WSJ에 헤인즈 국장이 러시아가 크림반도 또는 친러 성향의 벨라루스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잠재적 시나리오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헤인즈 국장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의 병력 소집은 전례없는 수준” 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도 아프리카 순방 중인 21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의 이례적인 군사 움직임에 대해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블라디미르)푸틴 대통령의 의중을 알 수 없지만,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고도 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점을 시사한 언급이다. 비슷한 시기 우크라이나 국방 정보국은 “러시아가 접경 지대에 9만 2000명 이상의 병력을 배치했으며, 1월 말 또는 2월 초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했다.

러시아 “미국이 국제사회 겁박”

미 육군 병사가 스팅어 미사일을 어깨에 올리고 조준을 하고 있다. [사진 미 육군]

미 육군 병사가 스팅어 미사일을 어깨에 올리고 조준을 하고 있다. [사진 미 육군]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잇따른 발언에 러시아는 발끈했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 대외정보국은 22일 “미국이 국제 사회를 겁박하고 있다”며 “미국인들은 그들의 ‘신뢰할 만한 정보’를 근거로 러시아의 탱크 무리가 우크라이나의 도시를 짓밟을 것이라는 끔찍한 전망을 그리고 있다”며 “거짓 선동”이라는 입장을 냈다.

다만 미 정부 안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인 미군 파견과 무기 지원은 러시아와의 긴장을 걷잡을 수 없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고 한다. 국경에 병력을 대거 집중시키는 푸틴 대통령의 의도가 오리무중인 가운데 “러시아가 실제 물리력을 행사하기 보다 주변국을 압박하기 위한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美국무부, 친러 회사·선박 추가 제재

미국은 이미 침공이 이뤄질 경우에 대비해 유럽 동맹국들과 러시아에 대한 신규 제재 패키지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의회에서 내년도 국방수권법에 담길 문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같은 날 미 국무부는 러시아와 독일 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연결 사업인 ‘노르트스트림 2(또는 노드스트림 2)’ 사업과 관련해 러시아 관련 회사와 선박을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노르트스트림2 공사를 도운 키프로스 소재 트랜스아드리아 리미티드와 선박 한 척을 제재했다”고 설명했다.

미 정부는 러시아가 유럽에 대해 자원을 무기화하는 것을 경계해 노르트스트림2 운영을 반대해 왔다. 반면 독일 정부는 에너지 수급 안정화를 위해 노르트스트림2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미국은 독일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 대신 러시아 쪽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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